(여의도 직론직설)총선 아젠다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2015-11-22 13:22:36 2015-11-22 13:22:36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영국 출신의 앵거스 디턴 교수가 수상했다. 그는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에서 경제 성장의 과정에서 불평등이 생겨난다. 불평등은 성장의 부산물일 수도 있고, 성장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적절한 균형점을 맞춰 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출신의 토마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21st Century)을 통해 일약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떠올랐다. 그는 자본주의 역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와 소득의 불평등 현상을 밝혀냈다. 두 경제학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테제는 불평등이었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한 사회로의 열망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로 이미 표출된 바 있다.
 
민주주의의 양대 기둥은 자유와 평등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정치적 자유는 성취되었다. 문제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경제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가계의 평균 소득은 상위와 하위 10%간 8배가 넘고, 개인 소득 격차는 50배에 이른다. 자산의 양극화는 훨씬 더 심하다. 자산 보유 상위와 하위 10%의 차이는 300배가 난다.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66%나 차지하고, 하위 50%는 거의 자산이 없거나 마이너스 상태이다. 피케티 교수가 말한대로 자본 수익률은 경제성장율 보다 높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버는 사회가 되었다. 부가 세습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낳는다. 부의 분배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아닌 세습에 의해 불공정하게 결정되기 때문이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교육, 복지, 문화) 격차로 직결된다. 양극화의 덫에 빠지면 탈출이 쉽지 않다. 그래서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한탄조의 단어가 생겨났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의 사회 불평등 인식도는 75%에 이른다. 국민 중 단 15%만이 우리 사회가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율은 45%, 저소득층은 50%가 넘는다. 전체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대외 경제 환경의 악화, 기업 경쟁력 약화, 수출 감소,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향후성장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중하위층이 직격탄을 맞는다. 수입은 줄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며 삶의 질은 급감한다.
 
문제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정치권의 해결 의지와 능력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권은 엉뚱한 경쟁에 바쁘다. 여야 모두 물갈이론과 연대론으로 어수선하다. 유명 인사들을 출전시키기 위한 영입 경쟁도 시작됐다. 싱크탱크들은 중도 가치 선점이 필승 전략이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은 과거와 다를 것이다. 선거 구도, 인물, 지역, 구호, 색깔이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과 후보가 선택을 받을 것이다. 왜?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눈이 높아지고 깊어졌기 때문이다. 껍데기 포장이 아니라 내용을 볼 것이다. 정치인의 진정성과 능력을 요구할 것이다. 불평등 문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 창의적인 대안, 그리고 실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승패를 판가름할 것이다.
 
사회 경제적 불평등은 민생 그 자체이자 여타 모든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내년 총선, 차기 대선의 가장 큰 어젠다가 될 것이다. 보수의 제도 변화론이든, 진보의 구조 변화론이든, 창의적인 대안을 보고 싶다. 보수의 성장론과 진보의 분배론이 정면 논쟁을 해도 좋다. 포용적 성장이든 소득주도 성장이든, 세금과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관한 것이든, 주택과 교육과 의료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여야의 정책 재정비(policy alignment)가 필요하다. 이제 투쟁의 정치 시대는 끝났다.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였던 DJ에 이어 YS도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이제 민주주의 공고화가 필요하다. 사회 경제적 불평등 해결이 시대 정신이고 과제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권의 백화제방(百花齊放)을 기대한다.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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