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던 정치개혁이 내년도 총선 선거구 획정 협상 지연에 따라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국회는 지난 12일 본회의를 열고 정개특위의 활동기간을 내달 15일까지로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선거구 획정 논의 관련 기구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한편 정치개혁을 위해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위한 시간도 벌게 됐다.
정개특위는 지난 3월 활동을 시작한 후 자체 획정안을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 해 결과적으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선거구 획정 때마다 불거지는 '게리맨더링' 논란 차단을 위해 선거구 획정 권한을 포기하고 중앙선관위 산하에 독립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를 설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선거구 획정에 필요한 획정 기준을 적시에 마련하지 못 하고, 총 9명이 참여하는 획정위 구성에 있어 중앙선관이 추천 몫 1명을 제외한 8명을 여야가 각각 4명씩 추천해 여야 대리전으로 흐르게 만든 정치권에 책임이 있지 시도 자체가 무의미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선거운동 중 후보자에 대해 특정 지역 또는 성별을 비하·모욕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정치후원금 한도 초과분을 익년으로 이월하고 그 액수를 익년도 모집한도액에서 차감시키도록 해 그간 고의성을 감춰 국고 환수를 피하고 후원금을 편법적으로 초과 모집하던 관행에 제동을 거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각각 법사위와 정개특위 전체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도입을 잠정합의했다가 청와대까지 가세한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소위 의결을 마친 사안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실제 시행되는 경우 개인정보유출 문제와 조직 동원, 무더기 착신전환 같은 여론조작 가능성을 차단하고 표본의 연령구성을 보다 고르게 해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개혁 과제는 아직 산적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2일 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이 결렬됐을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강조했던 '정치신인' 배려 관련 규정이다.
현재 정개특위에는 선거일 전 120일부터 등록할 수 있는 예비후보자 규정을 최소 선거일 전 1년으로 확대하거나 최대 관련 규정을 폐지, 예비후보자 선거운동을 상시적으로 허용하는 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4년의 국회의원 임기 내내 각종 의정활동을 통해 상시적 선거운동이 가능한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신인 간의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중앙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 포함된 ‘당내경선 매수죄 관련 자수자 특례 규정 마련’, ‘후보자 사퇴 금지기간 설정 및 후보자 사퇴시 선거보조금 반환’, ‘지구당 부활 및 자금 운용 투명화’, ‘후원금 모금한도액 현실화’ 등도 정치권이 진지하게 논의해볼 과제 목록이다.
그러나 복수의 정개특위 관계자들은 "지난 논의 이후 남은 법안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방침이 없었고 선거구 획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논의할 겨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혀 정치개혁을 위한 19대 국회의 노력이 사실상 이대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이병석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학재,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이 지난 9월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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