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부진에 협력 중소기업 대규모 구조조정 칼바람
대상 기업, 전자·자동차 부문이 43%…은행권,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
2015-11-11 17:22:29 2015-11-11 18:56:24
구조조정 중소기업이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전차군단이 부진에 빠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선정된 구조조정 대상 기업 175개 중 제조 분야가 105개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제조분야 가운데서도 전자부품(19)과 기계 및 장비(14), 자동차(12)가 43%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기계 및 장비는 전자부품과 연계된 장비와 금형 제조업체로, 주로 전자 관련 중소기업에 부실이 집중된 경향이 뚜렷했다.
 
전자부품과 장비,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에 구조조정 기업이 쏠린 이유는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LCD), 자동차 등 전방에 자리잡은 대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실적 부진이 협력사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에서 2013년 매분기 5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는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주저 앉았다. 올해 들어 2조원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2013년의 전성기를 맞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자업계의 시각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와 올해 '환율 공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는 달러, 올해는 유로화와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에 발목이 잡히면서 수익성이 후퇴하고 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8조원 대를 유지하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7조원대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7조원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학문 금감원 중소기업지원실 팀장은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가 자동차의 경우 중국 업체와 경쟁이 격화되면서 관련 협력 업체들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특정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경기 침체기에 중소기업 동반부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미지/뉴스토마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늘면서 은행권의 신용공여액도 급증했다. 신용공여액은 2조2204억원으로, 지난해 1조4069억원 대비 8135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이고,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자산건전성 요주 이하 항목에 민감 업종 12개(1차금속제조·금속제품제조·전자부품제조·운송장비제조·종합건설업·도매업·수상운송업·창고운송업·숙박업·부동산업·레저서비스업·기타개인서비스)를 추가했다.
 
다른 업종보다 부실이 많은 취약업종을 따로 선정하고, 영업현금흐름과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준을 2년으로 강화해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것이다.
 
은행권은 이를 토대로 C등급(워크아웃) 기업에는 자구계획서 제출을 전제로 금융지원에 나선다. D등급(법정관리) 기업은 채권은행의 지원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유도할 방침이다. 은행권이 채권회수에 나서기 때문에 사실상 퇴출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해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54개 업체 중 80%는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거나 끝냈다. D등급을 받은 71개 중소기업 가운데 83%는 채권회수가 완료됐다.
 
구조조정 추진에 따라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로 은행들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7524억원으로, 은행권은 9월 현재 3020억원을 적립해 둔 상태다. 은행들은 올 연말까지 4504억원을 추가적으로 쌓아야 한다. 여기에 오는 12월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신용위험 재평가 결과가 나오면, 은행권의 충당금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충당금적립 문제가 한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보수적 관점에서 충당금을 적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김동훈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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