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가 전월세 전환율 조정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껍데기만 남은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주거특위는 27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여기에는 전월세 전환율을 조정하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내용이 담겼다. 또 주택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의 계산 방식이 바뀐다. 현행 법에선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4배' 가운데 낮은 비율을 적용한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1.5%이기 때문에 4배인 6%가 상한선이다. 개정안은 기준금리의 4배가 아닌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비율을 더하도록 했다. 김수흥 특위 수석전문위원은 "비율을 4%로 하면 전환율 상한선은 현행 6%에서 5.5%가 된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지면 월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현재 전환율대로라면 전셋값이 1억원인 집을 보증금 5000만원짜리 월세로 돌렸을 때, 1억원에 전환율 6%를 곱하고 12개월로 나눠서 월세는 50만원이다. 여기에 5.5%를 적용하면 월세가 45만8000원가량으로 싸진다.
하지만 전월세 전환율만으로는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기 어렵다. 주택 시장에서 전환율이 유명무실하고, 야당이 요구해온 계약갱신청구권과 함께 돌아가지 않으면 적용 폭도 줄기 때문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임대 기간 중에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만 해당된다. 2년이 지나 계약을 다시 맺거나 다른 세입자가 들어올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지나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리면 소용이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은주 간사는 "세입자 요구로 계약을 2년 늘릴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현재 6%인 전환율 상한선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전국 전월세 전환율은 7.3%(8월 기준)다.
이날부터 특위 소속 의원 사무실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경실련은 성명에서 "특위 활동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빠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서민 주거 안정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주거복지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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