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국정교과서 논란, 중도층이 관건이다
2015-10-15 13:45:22 2015-10-15 13:45:22
 예상대로, 혹은 우려한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이념대립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지금 나라와 국민경제가 어려운데 나라와 국민경제를 위해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론분열을 일으키기보다는 우리나라 역사교육 정상화를 이루어서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정쟁과 갈등의 초월자로 규정하며 정치권 전반을 훈계하는 듯 한 모습이지만, 누가봐도 국정교과서 문제는 국민통합이 아니라 국론분열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교과서 추진에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극히 드물긴 하지만, 정치적 의도가 없는 국책사업도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정치적 효과와 영향이 없는 일은 없다.
 
최근 나온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정교과서화에 대한 찬반은 팽팽하게 나타난다. 여야 양쪽 지지층이 다 결집하고 있다. 보수층은 보수층대로 진보층은 진보층대로 모이고 있다. ‘종북’과 ‘친일독재’가 양측을 결집시키는 키워드다. 아마 이 대립은 더 격화될 것이지만 서로가 상대를 설득시킬 가능성은 ‘제로’다.
 
그렇다면 키는? 중도층이 쥐게 된다.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이 사안에 대해선 중도층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표상하는 집단을 꼽을 순 있다. 바로 ‘학부모’다.
 
먼저 새누리당은 학부모를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각 당이 내걸고 있는 플랭카드 중 가장 눈에 띄고 화제가 되는 것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고 적힌 새누리당의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라는 문구 자체가 학부모를 호명한 것이다. 거기다 ‘종북’코드를 심어 불안감을 자극한다. 직접적이고 직설적이다. 이 ‘직설’이 학부모들에게 과도하게 느껴진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현재는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 대통령이 고친다고 역사가 바뀌지 않습니다"를 메인 카피로 삼아 플랭카드로 제작하고 있다. 이름을 명기하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격동시키는데 목표를 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추가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컨대 ‘획일화’ ‘권위주의로 회귀’ ‘주입식 교육‘ 선진국과 거꾸로’를 부각시키며 새누리당처럼 학부모를 불러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쁜 교과서가 나올 것이니 안 된다”는 주장은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 두 가지 반론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예단을 해서 비난하나? 교과서가 모습을 드러낸 뒤에 비판해도 늦지 않다”는 반론이 첫 번째고, “검정이든 국정이든 좋은 교과서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가 두 번째다.
 
‘좋은 책’vs'나쁜 책‘ 프레임은 진영론을 벗어나기 어렵다. 지지층을 공고화하게 만들겠지만 중도층을 지치게 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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