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 공천 룰과 관련, 청와대 측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측의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파워게임에서 이번에도 박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과 기싸움에서 연전연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무성 대표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개헌 애기를 꺼냈다 혼쭐이 났다. 그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부적절 하다”는 말 한 마디에 제 ‘불찰’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공무원연금법과 연계해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그는 이 사건으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놔야만 했다. 이번 김무성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추진과정에서도 박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번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갈등은 기존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동안의 싸움이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 간의 패권싸움이었다면 이번 공천문제는 여야가 정치개혁(또는 선거개혁)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김무성 대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다. 여야 대표가 산통 끝에 합의한 결론이다. 이에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위 산하 선거법소위에서는 ‘안심번호’ 도입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실 전략공천은 총선 때마다 많은 폐해를 드러냈다. 전략공천은 여당에는 제왕적 대통령의 퇴임에 대비한 방어용으로 특정인이 낙하산 공천된 경우도 있었고, 야당에는 계파간 나눠먹기의 장으로 변질돼왔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당 대표 등 특정인이 공천에 개입하는 것을 끊을 새로운 제도 필요한 것이다.
‘안심번호 공천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심번호 공천제’는 여야가 한 날 한 시에 각 지역구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휴대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뽑는 것이다. 단 전화번호는 이동통신회사에서 만든 일회용 전호번호를 사용함으로써 휴대전화 소유자의 신분노출을 막을 수 있다. ‘안심번호 공천제’는 불특정 다수에서 표본을 뽑기 때문에 조직 동원이 어렵고, 이기기 쉬운 상대 정당의 후보를 일부러 지지하는 이른바 역선택도 방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법제화가 어려운 현실에서 불가피 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권순철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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