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유통재벌 복합쇼핑몰 확장 '제동'
신기남 "대규모 점포 건축 제한"…김제남 "설립 허가제로 변경"
2015-09-24 15:59:17 2015-09-24 16:02:41
지난 2013년 경기도 이천에 롯데프리미엄 아웃렛이 문을 열었다. 353개 브랜드가 입점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10여㎞ 떨어진 중앙통 상권은 매출이 절반으로 급감하며 무너졌다. 현재 서울 상암동에선 롯데 복합 쇼핑몰이 허가 단계를 밟고 있다. 이곳에선 2006년 대형마트인 까르푸가 생기면서 인근 4개 시장이 사라졌다. 3년 전 합정동에 홈플러스가 들어서며 홍역을 치른 망원시장 상인들은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복합 쇼핑몰과 불과 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탓이다.
 
유통 대기업이 대규모 점포에 손을 뻗치면서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 정치권은 복합 쇼핑몰 진출을 제한하고,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는 법안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24일 복합 쇼핑몰 건축을 제한하는 국토계획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명 '재벌대기업 복합 쇼핑몰 규제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은 상업지역에서 면적이 1만㎡가 넘는 대규모 점포의 건축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만 지역상인·지방의회 동의를 얻어 대규모 점포를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신 의원은 "독일·프랑스·미국 등지에선 도시계획 차원에서 대규모 점포 출점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유통재벌·자영업자 등 이해 당사자뿐 아니라 정부가 이 문제를 계획적으로 접근하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이날 복합 쇼핑물 설립 허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등록제로 돼 있어 대규모 점포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고, 상권영향평가 등도 형식적 절차에 머문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유통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무너뜨리는 동안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며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중소상공인·자영업자인 만큼, 유통 생태계 붕괴를 막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의 복합 쇼핑몰로 인한 지역 상권 피해는 불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3월 "전국 의류매장 202곳을 실태조사해보니 대기업 아웃렛 탓에 평균 매출이 4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광주에선 축구장 48개 크기의 신세계 복합 쇼핑몰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지역 상권이 들끓고 있다. 참여연대·경제민주화네트워크·우리리서치가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800명 가운데 66.5%는 유통 대기업의 초대형 쇼핑몰 건립에 대해 "중소기업·영세자영업자 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망원시장 상인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앞에서 '상암 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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