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 신분증 5억건 수집…파기율은 20% 불과
신학용 의원 "금융당국, 작년 개인정보 유출사고에도 관리 감독 소홀 그대로"
2015-09-15 18:27:34 2015-09-15 18:27:34
최근 3년간 은행과 카드사가 고객들의 '신분증 사본'을 5억 건을 수집했지만 정작 파기율은 평균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은 9900만 건이 넘는 '신분증 사본'을 수집했음에도 불구, 파기율은 1.5%(1441건)에 불과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3년 사이 유일하게 '신분증 사본' 수집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관리 감독 기관인 금융감독원은 금융업계의 개인정보 파기에 대해선 정확한 실체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신용정보법상 개인정보는 5년 이내에 파기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정보가 파기됐는지 여부는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카드 5300만 건, 롯데카드 2600만 건, NH카드 2500만 건으로 모두 합해 1억 건이 넘었던 개인정보 유출사태에도 불구, 관리 감독 기관인 금감원은 은행들의 개인정보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기관별 신분증 사본 입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은행은 4억8600만건, 카드사는 3400만건의 신분증 사본을 고객으로부터 수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은행별 신분증 수집과 파기율. 자료/신학용 의원실
 
수집한 '신분증 사본'의 파기율은 최소 1.5%에서 최대 71.9%까지 회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특수은행인 농협은 9900만 건을 기록해 전체 은행 중 가장 최다 수집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에서는 국민은행이 9800만 건으로 신분증 사본 수집이 가장 많았고,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신분증 사본 수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3년 3000만 건에서 2014년 3300만 건으로 증가했고, 2015년 8월 말을 기준으로 3500만건을 수집, 이미 지난해 수집한 신분증 건수를 넘어섰다.
 
카드사 역시 국민카드가 신분증 사본을 가장 많이 수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카드는 최근 3년간 930만 건을 수집했고 우리카드가 910만 건, 신한카드가 880만 건 순이었다. 한편, 은행이 없는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수집건수가 적었다. 현대카드 50만 건, 삼성카드는 40만 건을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카드사별 신분증 사본 수집과 파기율. 자료/신학용의원실
 
5억 건이 넘는 '신분증 사본'을 수집해 온 은행과 카드사들의 '신분증 사본' 파기율은 천차만별이다.
 
농협이 1.5%로 가장 파기율이 낮았고 이어 우리은행이 2.3%, 신한은행이 5.3%였다. 이들 은행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에서는 비씨카드가 1.8%로 파기율이 낮았고, 현대카드도 22.8%로 비교적 낮았다.
 
신 의원은 "신분증 사본 수집과 파기율이 천차만별인 원인은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때문"이라며 "이번 자료도 자료 요청을 한 뒤에야 최초로 작성됐고 이마저도 추정치에 불과해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지자 금융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것처럼 했지만, 실상은 신분증 사본과 같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관리감독을 강화해 지난해와 같은 사고가 다시금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금감원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시스
 
 
김상우 기자 theexo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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