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개혁 법안, 멈춰선 경제민주화
정부, 재벌 지배구조 개선하는 상법 개정안 입법예고하고도 2년 넘게 외면
순환출자 해소, 보험업법 개정 등도 주목…새정치연합 재벌개혁특위, 이번주 입법과제 발표
2015-08-30 14:44:49 2015-08-30 14:44:49
최근 '롯데 사태'를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벌개혁'에 시동을 걸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등 개혁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핵심 공약으로 내건 경제민주화는 집권 2년차를 지나며 자취를 감췄다. 2013년 8월28일 10대 재벌 총수와의 회동이 신호탄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도록 하겠다"며 "상법 개정안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서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은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통한다. 개정안은 총수 일가로부터 독립된 이사를 선임하고, 주주들이 총수에 대항하는 권리를 갖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주주의 감시·견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약속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구체화한 법률이다.
 
하지만 정부는 2년 넘도록 상법 개정안을 손대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 2013년 7월17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국회에 발의하지 않았다. 제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지배구조 개혁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경제민주화네트워크와 참여연대는 최근 법무부에 상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5월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을 담아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새정치연합 우윤근 의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며 "일부 재벌 대기업의 왜곡된 경영 행태를 정상화해야 자본 독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국정감사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주요 입법과제를 설명하며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법무부장관 시절 입법 제안만 해놓고 철회한 상법개정안을 보완하는 등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 처리가 이번 정기국회, 특히 법사위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순환출자 해소도 개혁 과제로 꼽힌다.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2013년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기존 순환출자는 건드리지 않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7일 새정치연합 재벌개혁특위 1차 회의에서 '재벌개혁 10대 과제'를 발표하며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존 순환출자를 3~5년 안에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명 '삼성생명법'과 '이재용법'의 처리 여부도 관심사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의 매각이 불가피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보험업법 규제의 취지를 벗어나 계열사 주식을 초과 보유한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2곳뿐"이라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재벌개혁특위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이 지난 2월 내놓은 특정 재산범죄 환수법은 횡령이나 배임 등 범죄행위와 관련된 재산을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법률안 제안 이유로 "삼성SDS 주식회사 상장 등을 계기로 과거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산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리는 것이 경제정의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일명 '이재용법'으로 삼성가 이재용 3남매의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재벌특위 간사를 맡은 김기식 의원은 "순환출자·지주회사 등 소유구조 개혁과 상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 주요 과제"라며 "일감 몰아주기와 문어발 확장 등 재벌의 비정상적 행태와 특혜를 바로잡는 입법 과제도 이번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재벌대기업의 독점, 담합과 불법, 불공정행위로부터 중소기업·중소상인·노동자·서민·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전국적인 '경제민주화 시즌2'를 선포하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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