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스토리)중국 여심을 잡아라…차이나뷰티의 무한 잠재력
소득 증가에 성장하는 중국 미용시장, 미국 이어 '세계 2위'
2015-08-11 13:56:58 2015-08-11 13:56:58
일본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는 지난분기(4~6월) 5년만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기간 시세이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2023억엔을 기록했다. 환율 요인을 제외해도 15%의 판매 증대가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일본 내 판매가 15.7% 증가한 920억엔, 해외 판매가 24.1% 늘어난 1103억엔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14억엔보다 9배 가량 급증한 130억엔으로 집계됐다. 시세이도는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매출 증가의 일등 공신"이라고 소개했다. 엔저 바람을 타고 늘어난 중국 관광객이 60% 이상의 기여를 했다는 설명이다. 시세이도는 중국인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경제 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뷰티에 눈을 뜨며 관련 산업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 안방을 뺏기지 않으려는 중국 로컬 업체들의 약진도 점차 두드러진다.
 
의식주가 해결되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 중인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산업정보망에 따르면 개혁개방 이후 약 30년간 중국 화장품 시장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23.8%에 달했다. 40%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0%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커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신흥시장이라는 평가가 무색치 않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바링허우(80년대 이후 출생자)'와 '지우링허우(90년대 이후 출생자)'가 소비시장의 주력군으로 등장한 최근 몇 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발돋움 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432억달러(약 50조원)로, 390억달러의 일본을 앞섰다. 2009년부터 5년간의 평균 성장률은 13.2%로 같은 기간 전세계 시장의 평균 성장률인 4.9%를 3배 가까이 상회했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세계 최대 신흥시장'으로 불릴만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사진은 중국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립스틱을 고르고 있는 여성 고객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이같은 쾌속 질주에도 중국 화장품 시장의 앞날을 여전히 낙관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2013년 말 현재 중국의 1인당 화장품 소비 지출은 25.8달러(약 3만원)에 그쳤다. 미국(350.5달러), 일본(216.4달러)은 물론 한국(167.7달러)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도시화 비율이 50%대로 80%대에 달하는 한미일 3국보다 낮고, 1인당 국민소득도 최대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는 점을 들어 높은 발전 가능성을 점친다. 여기에 인구 구조의 변화, 화장품 사용 습관 배양 등 다른 환경적인 요인들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의 압도적 우세
 
중국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가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화장품이 상대적으로 대외 개방이 빨랐던 분야였던 탓에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입도 조기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랑콤, 비오템, 슈에무라 등을 앞세운 로레알그룹과 크리니크, 바비브라운, 오리진스 등을 앞세운 에스티로더그룹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997년 중국 사업을 시작한 로레알그룹의 경우 2013년도 매출액이 20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라네즈, 설화수, 후 등 한국 브랜드도 한류 열풍을 발판삼아 1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일본 브랜드도 중국 내 반일감정의 여파에 다소 주춤했으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이미지 변신이 잇따른다. 기업 수는 많지만 규모가 영세한 탓에 전체 시장의 20%에 그쳤던 로컬 업체들의 질적 성장이 시작된 것이다. 이들은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로 중저가 시장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더 큰 고가 시장으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다. 현지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개척의 무기가 되고 있다. 상위 10개 스킨케어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상하이쟈화의 '바이차오지(Herborist)', 선쩐마오화의 '쯔란탕(Chando)'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상푸컨설팅은 <중국 화장품 시장 예측 및 투자전략 연구보고서>를 통해 "로컬 화장품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보다 완벽한 브랜드 라인을 갖춰야 한다"며 "화장품 시장의 전체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의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는 트렌드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색조화장품 집중 공략에 온라인 유통 강화
 
날로 더 치열해지는 화장품 시장 경쟁은 지금까지의 주무대였던 스킨케어 분야를 넘어 색조, 남성화장품 등 보다 다양한 세분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전체 시장의 10%가 채 되지 않는 색조화장품 영역의 잠재력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30억달러에 그쳤던 중국 색조화장품 시장 규모가 2019년 최소 59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피부톤 보정과 아이메이크업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며 스킨케어나 향수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발맞춰 로레알은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2억위안을 투자해 아시아 최대 색조화장품 생산 기지를 건설키로 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간 2억5000만건의 제품 중 45%가 중국 내에서 소비될 전망이다. 중국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바이췌링(Pechoin)'은 스킨케어 기능을 강화한 색조화장품을 출시해 최근 2년간의 판매량을 3배나 늘렸고 카즈란, 마오거핑 등 다른 로컬 브랜드들도 제품과 포장 영역에서의 혁신을 거듭해 글로벌 브랜드에 뒤지지 않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잠재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는 데에 마케팅 역량을 모으고 있다. 화장품 사용 지식이 부족한 젊은층에 브랜드 의식을 심어주고 중소도시로의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화장품 수입 관세 인하 방침을 적용해 판매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 점도 이에 해당한다.
 
온라인 유통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이다. 아직까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전문매장 등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온라인 영향력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09년 전체의 1%에 불과했던 온라인 판매는 2014년 19.4%로 대폭 증가했다. 수쥐모팡이 집계한 작년 9월 타오바오 화장품 판매 실적에 따르면 에스티로더가 7075만위안(약 13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이어 로레알, 라네즈, 랑콤, 바이췌링, 한수(KanS) 등 톱10 브랜드들도 3000만~4000만위안의 고른 판매고를 올렸다. 얼마전에는 클라랑스, 랑콤, 오리진스, 올레이, 쯔란탕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직접 온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티몰에 LVMH 산하 고급 화장품 브랜드가 입주해 '색조화장학원'을 열었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온라인과 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로레알은 작년 가을 가상 메이크업 앱 '첸좡모징(영문명 Makeuo Genius)'을 선보였다. 이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 스타일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5개월 전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 개시한 데에다 중국인의 얼굴 골격과 특징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로레알 R&D센터가 지난 10여 년간 수집한 고객들의 피부색, 얼굴형, 피부상태 등 기초 신체 정보에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화장 기법을 적용해 메이크업 스튜디오에 가지 않아도 실제와 가장 가까운 모습을 구현해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3D 방식으로 다양한 움직임과 빛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발색력 변화까지도 반영해 실제와의 차이를 최소화했다. 로레알은 간단한 터치 몇 번으로 자사의 모든 제품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이 서비스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제품 구매까지 유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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