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암흑 같은 공백과 '원더걸스 2.0'의 탄생
입력 : 2015-08-04 09:44:44 수정 : 2015-08-04 09:44:4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원더걸스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지난 3일 정규 3집 앨범 '리부트'(REBOOT)를 발표했는데요. 원더걸스가 새 앨범을 내놓는 것은 3년 2개월 만입니다.
 
컴백을 앞두고 우여곡절이 많았죠. 팀의 리더 선예가 결혼했고, 소희가 탈퇴 후 연기자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많은 팬들은 원더걸스의 기약 없는 컴백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원더걸스 역시 하루 빨리 팬들 앞에 새 앨범을 내놓고 싶었겠죠. 그동안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원더걸스가 새 앨범 '리부트'(REBOOT)를 발매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번 앨범에 수록된 노래 '백'(Back)의 가사를 잠깐 볼까요? 유빈과 혜림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인데요. 오랜만에 돌아온 원더걸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3년 동안 이어진 끝없는 암흑 같은 공백. 다들 물어봐 하긴 하는 거냐 컴백. 고인 됐다 말해? 절이라도 해. 우린 거인 됐지 너 밟힘 어쩔래. 지겹다 지겨워 귀 딱지 앉겠어. 잘 익은 과일 파리 꼬여 탓 않겠어. 뭐래 짖어 입만 아파. 내 채찍질하기도 난 바빠".
 
원더걸스가 컴백을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그 사이 끊임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뷔 9년차를 맞은 실력 있는 걸그룹으로서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는데요.
 
이번 앨범에는 원더걸스가 끊임 없는 채찍질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원더걸스는 3년 2개월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돼서 돌아왔습니다. '텔미'(Tell Me), '노바디'(Nobody) 등의 댄스곡으로 인기를 얻었던 원더걸스가 '원더걸스 1.0' 버전이었다면 공백기 끝에 돌아온 원더걸스는 '원더걸스 2.0' 버전입니다. 뮤지션으로서, 가수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멤버들은 타이틀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선미가 베이스, 유빈이 드럼, 혜림이 기타, 예은이 키보드를 맡아 밴드 콘셉트를 선보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돌의 틀을 벗어나는 음악들을 들려줍니다. 올 들어 발표된 걸그룹의 앨범 중 가장 색깔 있고, 완성도 높은 앨범입니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콘셉트는 복고입니다. 타이틀곡 '아이 필 유'(I feel you)를 비롯해 80년대 레트로풍의 노래를 재해석한 노래 12곡이 실렸습니다.
 
'아이 필 유'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의 곡인데요. 중독성 있는 레트로풍의 신스 사운드와 그루브한 곡의 느낌을 매혹적으로 표현해낸 멤버들의 보컬이 인상적입니다. 팬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아이 필 유'는 공개된 직후 멜론, 지니, 엠넷, 벅스뮤직, 올레뮤직, 네이버 뮤직, 몽키3,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은 각자 작사, 작곡을 맡은 트랙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뽐내는데요.
 
예은은 지난해 7월 '핫펠트'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냈었죠. 이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면서 재능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는데요. 이번에도 인상적인 자작곡들을 내놨습니다.
 
예은은 남녀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노래 '베이비 돈 플레이'(Baby don't play), 80년대 댄스 뮤직 사운드를 재현한 '원 블랙 나잇'(One black night), 레트로 팝 발라드곡인 '이순간'의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특히 '이순간'에는 "여기 이 자리에 변함 없이 날 지켜준 너. 그 언젠가 우리가 함께 한 수 많은 날들이 조금씩 흐려져도 어디선가 이 노래가 들릴 때 기억해 이 순간을"이라는 팬들을 향한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또 오랜만에 원더걸스의 멤버로 재합류한 선미는 헤어진 연인과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리와인드'(Rewind)와 발라드곡 '사랑이 떠나려할 때'를 썼고요, 유빈과 혜림 역시 '러브드'(Loved), '오빠'(OPPA) 등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요. 80년대 레트로 사운드를 기반으로 각자의 개성이 느껴지는 노래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원더걸스의 컴백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던 선예와 소희가 빠졌기 때문인데요. 4인조로 팀을 재정비한 원더걸스가 이 두 사람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죠.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네요. 선예와 소희의 빈 자리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음악적으로 훌쩍 성장한 원더걸스는 둘의 빈 자리를 음악으로 채워버렸습니다. 원더걸스가 3년이 넘는 공백기를 허투루 보낸 것이 아니란 걸 증명해보입니다. 원더걸스의 완벽한 리부트(REBOOT)입니다.
 
< 원더걸스 정규 3집 'REBOOT'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완벽한 리부트(REBOOT)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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