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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국을 홀리다…높은 삶의 질에 이주 봇물
2015-07-08 09:00:00 2015-07-08 09:00:00
최근 중국에서는 해외 이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현상은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심각한 환경 오염과 종종 불거지는 식품 위생 문제, 치열한 경쟁 환경 등이 이민을 부추긴다는 평가다.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국가로의 이주를 선택하고 있는 중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민 대상국으로 가장 인기있는 지역은 아니지만 우수한 교육 여건과 깨끗한 환경,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등이 중국인들을 유혹한 것. 베이징에 본사를 둔 한 이민 상담소는 매년 1만3200명이 EU 시민권을 획득한다고 전했다.
 
유엔(UN) 경제사회국은 유학생과 불법체류자를 제외한 유럽 거주 중국인이 약 1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고, 유럽평의회는 러시아 지역까지 포함해 280만 명의 중국인이 유럽 대륙에 살고 있다고 집계했다.
 
◇지난 2012~2013년 중국인은 영국의 이민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은 런던시와 런던 차이나타운 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새해 맞이 행사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EU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선진국이다. 유럽차이나 리서치어드바이스 네트워크의 2013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75%가 이 지역에 머물고 있다. 영국의 경우 중국인 이민자의 비율이 2년 연속(2012~2013년) 1위를 차지했고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중국인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으로의 이민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비가 비교적 적게 소요된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유럽에 대한 투자도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베이커앤드맥킨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부동산, 식품, 금융, 에너지 영역 등으로 180억달러의 중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그 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현저하게 증가했는데, 2013년 이전만해도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던 투자는 지난해 30억달러까지 늘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일부 국가가 투자를 대가로 영주권을 제공하는 '골든 비자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동안 포르투갈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3억7000만유로를 유치했다.
 
더욱이 재정 위기로 토지를 비롯한 주요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진 남유럽의 상황은 중국인의 투자를 부추긴다. 래리 왕 웰트렌드 대표는 "중국인들은 남유럽 국가들의 경제가 위축된 틈을 타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하려 할 것"이라며 "그들에게 금융위기는 위협이기보다는 기회로 비춰진다"고 분석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시민권을 얻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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