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책포커스)블루에너지, 바다에서 미래를 찾다
EU, 성장 잠재력 큰 조력·파력발전에 지원 역량 결집
2015-06-17 11:02:02 2015-06-17 11:02:02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환경 오염이 심해지면서 대체 에너지를 찾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그 결과 수력, 풍력, 태양광, 원자력 등은 에너지 공급원으로 자리잡게 됐지만 아직까지는 그 비중이 크지 않은 상태다. 당초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던 해양에너지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구의 70%가 바다로 구성된 만큼 에너지 혁명의 근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여러 나라가 참여를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그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양에너지가 갖는 잠재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청정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최대 장점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지역 차원에서의 지원 방향을 모색 중이다. 해양에너지가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란 굳은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에너지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지만 더딘 기술 개발과 투자 미비로 여전히 산업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진은 중국 해안가에 설치된 파력발전 설비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유럽이 이끄는 청정에너지계의 블루오션
 
블루에너지라고도 불리는 해양에너지는 바다에서 에너지원을 얻어 재생가능한 저탄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기술로, 조력발전, 파력발전, 해양온도차발전 등으로 대표된다. 조력발전은 간단히 말해 밀물과 썰물의 에너지를 이용한 것으로 해면의 상하운동에 따른 위치에너지로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조석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 적합하다. 파도를 이용하는 파력발전은 파랑의 운동·위치에너지로 터빈을 구동하거나 기계장치의 운동으로 변환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파고가 높고 파주기가 긴 해역에 적합하다. 해양온도차발전은 해양 표면층의 온수(약 25~30도)와 심해 500~1000미터 정도의 냉수(약 5~7도)와의 온도 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시켜 발전하는 기술이다.
 
지난 10여 년간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해양에너지 기술은 현재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전세계 100여 개의 조력발전 기업 중 약 50%가, 170여 개 파력발전 기업 중 약 45%가 유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해양에너지 테스트센터를 비롯한 주요 인프라 구축도 유럽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고 있는 내용이다.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대서양 뿐 아니라 발트해, 지중해 등 해양 자원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점도 해양에너지 허브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요건이다.
 
이에 유럽은 일찍부터 해양에너지 발전을 주목해 왔다. 해양에너지 발전을 통해 에너지 공급원의 탈탄소화, 현지 자원을 사용한 에너지안보 수준 제고, 연안 지역의 경제 성장 촉진 등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수립된 'EU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액션플랜'에서는 2020년까지 조력과 파력에너지의 합계 발전 용량을 2250메가와트(MW)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뒤쳐진 것. 2016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조수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것을 제외하면 조력발전은 시장화 초기 단계, 파력발전은 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EU 공동연구센터(JRC)가 발간한 '2014 해양에너지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조력에너지와 파력에너지의 발전 용량은 각각 40메가와트, 26메가와트로 전망됐다.
 
◇더딘 기술 개발 난관 정책적 지원으로 돌파
 
가장 큰 문제는 더딘 기술 개발과 투자 부진의 악순환이었다. 시장화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탓에 기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 투자가 부진하니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행동 계획이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발표된 조력발전 프로젝트 규모는 1500메가와트가 넘지만 그 중 투자 단계에 들어가거나 권한 이양이 이뤄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파력발전 역시 지난 5년간 100개가 넘는 프로젝트가 발표됐지만 3분의2 가량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류됐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지만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아 민간은 물론 공공부문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국가별 규제 차이와 환경에 대한 영향 평가 부족, 기존 전력망과의 호환성 등이 장애물로 꼽힌다.
 
이 같은 난관을 넘기 위해 EU는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블루성장 어젠다', '2050 에너지 어젠다' 등을 통해 블루에너지 분야의 산업화를 목표로 하는 지역 차원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유럽위원회(EC) 주도로 구성된 '블루에너지 커뮤니케이션'이 대표적으로, 해양에너지 발전 용량 목표치와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틀과 실행 방안들을 논의했다.
 
함께 진행된 '해양에너지 포럼'에서는 국가별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로드맵이 수립됐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기술 개발 지원과 항구, 선박, 기타 보조서비스 등 발전에 필요한 구체적 자원 배치를 따졌다. 기술 개발이 시장 형성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푸시마켓'에 적합한 파이낸싱 방법도 연구했다.
 
이를 근거로 EC는 2017~2020년 '유럽산업이니셔티브(European Industrial Initiative)'를 설립하는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풍력발전 등 다른 대체에너지 분야에서는 실행되고 있는 방안들을 본따 기술 혁신을 촉구하고 투자자들의 위험 분산을 강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마련키로 한 것. 아울러 해양에너지 프로젝트를 전력 인프라 업그레이드와 기후변화 대응 강도 향상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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