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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인 중 호불호가 꽤 갈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의 '글'은 정치 성향이나 기타 호불호를 넘나들며 많은 사람들을 통해 인정받는다.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전혀 다른데 글 만큼은 읽을만 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간간히 보일 정도다. 그의 저서 중 베스트셀러가 한두권이 아니다. 최근 나온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도 결국 출간 후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으로 직행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책을 통해 그간 자신이 쓴 저서를 베스트셀러로 이끌던 글 비법을 공개한다. 글쓰기의 이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논증과 독서 관련 내용을 시작으로 교정-교열 내용도 담았고 마지막 테마로는 '시험 글쓰기'도 포함했다. 책 표지를 통해 언급한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이라는 문구가 와닿을 정도다. 글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간 내 읽어볼만한 실용서다.
▶ 전문성: 저자는 여러 권의 책을 발간한 후에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하지만 30년간 온 몸으로 쌓아온 '글과 함께 하는' 인생이었기에, 날카로운 시선으로 글쓰기를 파헤친다. 책은 대중성이 강한 실용서처럼 보이나 저자의 내공이 충분히 담겨진 전문적인 실용서다.
▶ 대중성: 고전부터 신문의 칼럼과 국무총리 담화문까지 여러가지 예문을 폭 넓게 활용하며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비교하고 분석하기에 이해하기 쉽다. 또한 첫 문장 시작하는 법, 못난 글을 알아보는 법, 어휘력 높이는 법, 주제를 제대로 논증하는 법 등의 글을 잘 쓰기 위한 저자의 실천적인 비법을 가감 없이 풀어놓아 독자가 이해하기 편하다.
▶ 참신성: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의 전문성에 기반한 책이 아니다. 저자가 2014년 하반기부터 전국의 7개 도시를 돌며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무료 논술특강'을 하며 일반인의 글쓰기 능력과 애로사항을 파악했고 이에 기반해 책을 펴냈다. 뜬 구름 잡는 듯 하거나 이론에 치우친 지루한 책이 아니라 현실적 감각이 강한 '진짜 실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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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책은 크게 8부로 나뉘어진다. 글을 쓰는 맥락을 잡는 과정을 통해 글쓰기 방법 서술로 들어가는 '논증의 미학', 글을 쓰는 데 있어 미리 알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 언급한 '글쓰기의 철칙', 글을 쓰는 데 없을 수 없는 사전 과정인 독서에 대해 다룬 '책 읽기와 글쓰기'와 '전략적 독서', 책의 제목에 가장 부합하는 '못난 글을 피하는 법'과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글을 쓰는 행위의 즐거움을 논한 '글쓰기는 축복이다', 부수적으로 실생활에 가장 와 닿을 수 있는 '시험 글쓰기'다.
글쓰기에 대한 실제적 '기술'에 대한 내용보다 독서법이나 문장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 평소 생각과 연결된다.
"기술은 필요하지만 기술만으로 잘 쓸 수는 없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 살면서 얻는 감정과 생각이 내면에 쌓여 넘쳐흐르면 저절로 글이 된다. 그 감정과 생각이 공감을 얻을 경우 짧은 글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문 중)
저자는 글을 잘 쓰려면 평소 글을 자주 써야 하고 책을 많이 읽으며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에 독서법과 문장론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설명하려고 했다. 대신 말하듯 쓰고, 토론과 자기주도 첨삭 훈련만한 방법이 없다는 점은 명확히 밝힌다.
작가라는 직업, 그리고 글쓰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반면 이 책은 글쓰기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을 일러준다.
■책 속 밑줄 긋기
"글쓰기는 재주가 아니다. 사람이 가진 여러가지 능력 또는 기능 가운데 하나다."
"문학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러나 논리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안도현처럼 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든 노력하면 유시민만큼 에세이를 쓸 수는 있다."
"글쓰기의 목적은, 그 장르가 어떠하든,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적이나 생각을 표현해 타인과 교감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머리로 배우는 게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기능"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어야 한다."
"내 글이 좋으면 수준 있는 댓글이 붙는다. 칭찬하는 댓글뿐만 아니라 비판하는 댓글도 수준이 높아진다.
댓글을 주의 깊게 읽으면 글솜씨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글은 잘못 번영한 영어 문장에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영어 실력이 없어서 잘못 번역한 게 아니다.
우리말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글쓰기도 노래와 다르지 않다. 독자의 공감을 얻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잘 쓴 글이다."
"많은 지식과 멋진 어휘, 화려한 문장을 자랑한다고 해서 훌륭한 글이 되는 게 아니다.
독자가 편하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기본이다."
"글은 단문이 좋다. 복문은 무엇인가 강조하고 싶을 때, 단문으로는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쓰는 게 좋다. 복문은 꼭 필요한 때만 써야 한다."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그렇지 않다.
글쓰기는 티끌 모아 태산이 맞다. 나는 그렇게 해서 글쓰기 근육을 길렀다."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써야 잘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표현할 가치가 있는 그 무엇을 내면에 쌓아야 하고,
그것을 실감 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별점 ★★★★☆
이준혁 문화체육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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