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재테크 실패의 주범이라고 하지만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또 다른 재테크수단이 될 수 있다. 사진/ 뉴스1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38씨)는 올해 초 신용카드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의 소비패턴을 입력한 뒤 적합한 카드를 골라 발급받았다. 해외 직접 구매는 물론 다양한 쇼핑몰에서 포인트 적립은 물론 무이자 할부가 적용되는데 다 주유 할인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두 달째 사용 중인 그는 월 2만원 정도 할인 혜택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한다.
신용카드는 과소비의 주범이라고 비난하면서 돈을 모으려면 '그 놈'부터 없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모르는 말씀!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골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면 한 달에 몇 만원은 아낄 수 있다.
우리생활에서 카드는 이미 뗄레야 뗄 수 없는 결제 수단이 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국 사람이 물건 등을 구매할 때 절반(50.6%) 이상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비교대상국인 캐나다(41%)와 미국(28%) 호주(1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카드 보유비율은 86%로 10명 중 9명은 카드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카드라지만 쓰기 나름이다. 알토란 같은 녀석을 고르면 생활에 보탬이 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얘기다. 단, 아쉬움 없이 최대한 쓰려면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카드사들도 무조건 퍼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카드 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첫번째는 전월사용실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카드사의 혜택은 반드시 전월 30만원 이상 사용 실적이란 조건이 예외 없이 붙어있다. 이 단계를 넘어야 카드사가 제시하는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가끔 지난달 30만원 넘게 카드를 썼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곤란하다. 일부 카드는 할인 혜택을 받은 금액에 대해서는 전달 사용금액에서 빼버리는 얌체(?)같은 짓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월 사용실적을 반영하는 기간도 확인해야한다.
카드사가 알려주지 않는 진실 몇 가지
전월 사용실적을 통과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몇 가지 함정이 남아있다. 예를 들어 학원이나 서점 등 특정 업종에 대해 할인 혜택을 준다면, 해당 업종이 카드사에 가맹점 코드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자. 카드사별로 가맹점 업종이 다르게 되어 있으면 모든 일이 허사다.
실제 A씨(30, 고양시 거주) 인터넷 강의를 10% 할인해준다고 해서 카드를 발급했는데 가맹점 코드가 학원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할인을 받지 못했다. 실제 수험생들에게 잘 알려진 인터넷 강의업체나 오프라인 학원들도 전자상거래 업체 등 엉뚱한 업종으로 등록돼있는 경우가 많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학원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등록할 때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리 소비자가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서비스가맹점 확인하거나 해당카드사 콜센터에 문의해야한다.
카드 명세서도 꼼꼼히 읽어보자. 카드사들이 전월 사용금액 등 부가서비스 이용 조건을 수시로 바꿔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월 사용실적이 50만원만 넘으면 커피를 반값에 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카드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할인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카드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서비스 혜택 기준금액이 대폭 상향된 것이다. 이처럼 카드 명세서를 챙겨보지 않아 바뀐 조건을 모른 채 옛날 생각만 하면서 카드를 그냥 사용했다가는 기대했던 할인이나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쓸모없는 카드는 연회비를 내지 않도록 기간을 정해 관리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 통제할 자신 없으면 체크카드 쓰자
신용카드를 활용한다 해도 소비를 통제할 자신이 없다면 체크카드를 쓰는 게 낫다. 신용카드는 선 소비 후지불 즉, 외상 거래다. 내 지갑에서 돈이 당장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출한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 충동구매를 하기 쉽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통장에 잔고가 있는 한도 내에서만 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통장에 돈이 없다면 사고싶어도 지출이 원천 봉쇄되는 것이다. 체크카드는 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서 만들 수 있으며 신용카드와 달리 연회비도 없어서 좋다.
여기에 당국이 빚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체크카드에 소득공제 혜택이란 날개를 달아줬다. 현재 신용카드 소득공제 비율은 사용액의 15%인데 체크카드는 사용액의 25%로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보다 높다. 같은 금액을 사용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단, 체크카드는 카드사로서는 별로 챙길만한 게 없어서 부가서비스 혜택이 거의 없다. 무턱대고 체크카드에 올인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체크카드를 쓰다가 할부구매를 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신용카드를 쓰는 투톱전략이 유용하다. 자산관리 멘토로 알려진 재무 설계사는 "적게는 만원 이하에서 30만원까지는 체크카드 위주로 사용하고 결제 금액이 30만원이 넘어갈 경우에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지출을 어떻게 했는지 관리도 할 수 있고 카드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팁을 제시했다.
이렇게 카드 활용 팁을 나열해도 막상 나에게 맞는 카드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스마트한 인터넷서비스도 나왔다. 인기 신용 또는 체크 카드 순위와 정보를 제공하는 카드고릴라(http://www.card-gorilla.com)와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뱅크샐러드(http://www.banksalad.com) 등이다. 뱅크샐러드를 제작한 레이니스트는 "현재까지 50만명 이상 뱅크샐러드를 이용해 월평균 4%의 소비를 절약했다"며 "금액이 많다면 월사용액 대비 적립이 많은 카드가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사용처별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카드를 분산시켜 쓰는 게 좋다"고 전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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