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엽. (사진제공=산타뮤직)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이 새로운 솔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15일 발매된 정엽의 정규 3집에는 10곡이 수록됐는데요. 싱어송라이터인 정엽은 영어 가사로 된 '어 사우전드 마일스(A Thousand Miles)'의 작사를 제외한 전곡의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타이틀이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인데요. 우리말로 회전목마를 뜻하죠. 회전목마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드라마 속 달콤한 데이트 장면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순간은 참 로맨틱합니다.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둘만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죠. 이번 앨범엔 이와 같이 정엽이 상상하고 꿈꾸는 낭만적인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는데요.
정엽은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습니다. '마이 발렌타인(My Valentine)'과 '아일랜드(Island)'인데요.
정엽의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마이 발렌타인'은 "걸음마처럼 어설프지만 내일은 또 네 볼에 입을 맞추는 거야. 달콤한 말도 매일 연습할 거야. 네가 잠들기 전에 속삭여줄거야"라는 달콤한 가사로 된 곡입니다. 정엽이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 않지만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한다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상상하며 쓴 곡"이라는데요. 정엽의 달달한 목소리가 많은 사람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할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이종석이 출연했습니다.
'아일랜드'는 이별에 대한 노래입니다. 제주도 여행 중에 '아일랜드'의 슬픈 멜로디가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마냥 애절하고 슬픈 느낌은 아닙니다. 정엽은 담담하면서도 낭만적으로 이별에 대해 그려냅니다. "있잖아 너 혹시 내가 없어서 힘들지는 않니. 있잖아 있잖아 너도 걷다가 내가 생각나니. 어쩌다 어쩌다 같이 걸었던 여기 네가 없니. 아름다운 시간이 멈춰있는 네가 사라진 이곳에"라는 가사입니다. 피아니스트 유니크노트(이규현)의 피아노 연주가 일품이네요.
정엽은 6번 트랙의 '커튼콜'을 통해 이별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공연이 끝난 후 박수로 배우를 무대에 불러낸다는 의미를 지닌 '커튼콜'이라는 단어를 통해 사랑의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한 노래고요, "이별을 축하해줘요", "우릴 축하해요", "모두 춤을 춰요"라는 반어적 표현이 독특합니다.
또 '어 사우전드 마일스'에서 정엽은 일본의 재즈 아티스트 리사 오노와 듀엣 호흡을 맞췄습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듯 노래를 주고 받으며 가슴 설레는 로맨틱한 곡의 분위기를 표현해냈습니다.
'마이 스타일(My Style)'과 '러브 이즈 타투(Love is Tattoo)'도 인상적인 노래들입니다. '마이 스타일'은 만나고 싶은 매력 있는 상대를 상상하며 쓴 곡이며, 곡 후반부에 등장하는 정엽의 스캣이 인상적입니다. '러브 이즈 타투'는 사랑했던 감정이 결국 문신처럼 남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정엽은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면서 사랑에 대한 느낌을 경쾌하고 밝게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끈적끈적한 느낌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느낌을 표현해낸 '폴링 포 유(Falling for you)', 모차르트의 자장가 멜로디를 일부 차용해 만든 '자장가'까지. 정엽이 이번 앨범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줍니다. 정엽이 완성도 높은 음악을 통해 13년차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정엽을 '낫싱 베터(Nothing Better)'를 부른 가수 정도로만 알았던 음악팬들로서는 이 앨범을 통해 정엽이 어떤 뮤지션인지를 확실히 알게 될 것 같네요.
올해 들어서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했습니다. 정엽이 그 틈바구니에서 감성을 울리는 '음악다운 음악'을 내놔 뮤지션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정엽의 음악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정엽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 정엽 정규 3집 'Merry Go Round'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감성 뮤지션의 음악다운 음악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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