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부진에 국내PEF '개점휴업'
올해 신규등록 1개뿐…M&A 성사 거의 없어
"경기 방향성 잡히는 연말은 돼야"
2009-05-03 09:39:20 2009-05-03 09:39:20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PEF(사모투자전문회사)들이 수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은 논의만 무성할 뿐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고, 불확실한 경기와 맞물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시각차로 인해 성사되는 M&A 거래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국내 PEF 수는 작년 말 78개로, 올해 들어 새로 등록한 PEF는 미래프라이빗에쿼티의 '퓨처제1호'(출자약정액 360억원) 단 1개에 불과하다.

이는 2007년 말 44개에서 작년 말 77개로 한 해 동안 33개(75.0%)나 늘어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작년 말 국내 PEF의 총 출자약정금액은 14조7000억원으로 1년 새 5조6000억원(61.5%) 급증했고, 이 중 실제로 출자한 출자이행금액만 8조1000억원으로 3조8000억원(88.4%) 늘었다.

또 실제 집행된 투자집행액은 10조원으로 6조3000억원(170.3%)이나 증가했으며, 80~90개였던 투자대상도 160개로 1년 새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는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작년 9월 이후 신규 등록한 PEF는 '퓨처제1호'를 포함해 8개에 불과하다.

리먼 파산 이후 국내 PEF가 참여해 성사된 거래는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가 작년 11월 두산테크팩을 인수한 것이 거의 전부며, 올해는 눈에 띄는 거래가 한 건도 없다.

최근 오비맥주 매각 입찰에 MBK파트너스가 참여했지만, 미국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승부가 갈렸다.

6500억원 규모의 PEF인 보고펀드를 운용하는 보고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오비맥주처럼 반드시 팔아야 할 매물 말고는 진행되는 거래가 거의 없어 수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라며 "주요 자금줄인 국내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조달이 힘들고,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 등에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선 정부와 은행권 주도의 기업구조조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위축됐던 M&A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와 여당이 PEF를 기업구조조정에 끌어들이기 위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PEF 관련 규제 완화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정부 주도의 정책만으론 부족하며 경제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해소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M&A 전문가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은 외환위기 이후 이미 어느 정도 완료된 상태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일반 기업들의 M&A를 활성화하는 근본 대책이 되긴 어렵다"며 "경기가 침체든 회복이든 뚜렷한 방향을 보이는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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