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1가구 3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양도세 문제가 일단 정리됐다.
강남 3구에만 지정돼 있는 투기지역의 경우 10% 포인트의 탄력세율이 적용되는데다 내년 말까지라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적용되는 조치라는 점에서 당초의 법 개정 취지는 많이 퇴색됐지만 일단 부동산시장의 활성화에는 일정부분 기여할 전망이다.
하지만 법 개정 이전에 정부 방침을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면서 국회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후 정부 원안에 손질이 가해지면서 정부 발표를 믿고 거래한 다주택자들이 실제로 재산상 손해를 보게됐다는 점에서 이번 중과세 완화 논란은 정부와 국회, 국민 모두에 적지않은 상처를 남겼다.
◇ 우여곡절 끝 한시 폐지
참여 정부 당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마련된 양도세 중과세 제도는 도입 당시부터 조세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 정부의 경제철학과 부동산 폭등기라는 여건 때문에 실행하는데 별다른 걸림돌은 없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고 경제위기를 맞아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되면서 정부가 중과세 폐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생겨났다.
'투기조장'이라는 공격을 무릅쓴 정부는 작년 말에 한차례 법 개정을 시도, 다주택자에 대해 일반과세하는 내용으로 법안을 올려 조세소위까지 통과했으나 바로 이어 열린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내용이 바뀌었다.
'한시적'이라는 꼬리가 달리고 3주택 이상자는 일반과세가 아닌 45% 단일세율로 조정된 것이다.
올들어 경기는 더욱 침체되고 경제의 심각성을 느낀 여야 의원들이 지원을 하자 정부는 다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폐지를 들고 나갔으나 그 사이 정부의 확언에 힘입어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필두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바람에 다시 국회에서 손질이 가해졌다.
이번에는 특히 당정협의 이후 한나라당 의원총회, 재정위 조세소위, 재정위 전체회의 등 회의가 열릴 때마다 내용이 이리저리 바뀌면서 당초의 정부안은 누더기가 돼 버렸고 이 와중에 납세자들은 자신이 세금을 얼마를 내게될지, 거래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모르는 혼란이 거듭됐다.
또 정부 발표를 믿고 거래한 강남 3구의 다주택자들은 예상치 못하게 10%의 탄력세를 더 내게돼 향후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 강남 3구 제외하면 일반과세
이번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으로 양도세 중과제도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사라진다. 주택 수가 몇 채이건 간에 양도차익에 따라 6~35%의 일반세율로 내면 된다.
즉 각종 공제를 제외하고 양도차익이 1천200만 원까지는 6%, 1천600만 원 초과~4천600만 원 구간은 16%, 4천600만 원 초과~8천800만 원은 25%, 8천800만 원 초과는 35%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내년부터는 소득세율 인하 일정에 따라 양도세율도 1~2%포인트 추가 인하된다.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부재지주 등의 사유로 비업무용 부동산이 되는 토지 보유자들의 양도세 부담이 한결 덜어지게 됐다.
다만 투기지역에 대해서는 10% 포인트의 탄력세율이 의무적으로 적용돼 일반세율보다 높은 세금을 내야한다. 현재 투기지역은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만 지정돼 있다. 즉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투기지역 내 주택이나 비업무용부동산을 팔 때는 중과세된다.
이 같은 조치는 내년 말까지로, 2011년이 되면 세율은 중과세 본연의 세율(2주택자 50%, 3주택 이상자 60%, 비업무용 부동산 60%)로 다시 껑충 뛰게된다.
그때 가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미래의 경기여건, 부동산 시장 상황, 국민의 정서 등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예측하기 어렵다.
이번 법 개정으로 정부가 공언해온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세율을 정부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국회의 반대논리를 뚫고 어렵게 통과된 법률인데 투기지역 지정을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방 투기지역을 해제해 세율을 낮춰주면 입법 정신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최근의 들썩거림에서 벗어나 침체를 계속 한다면 마지막 남은 투기지역도 해제하라는 요구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 경기부양에 도움될까
한시적이긴 하지만 대부분 지역의 양도세율이 낮아지면서 부동산 거래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높은 세율 때문에 매도를 꺼려온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내놓을 경우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에 양도세율이 낮아져 새로운 주택수요가 나타날 수도 있다.
부동산경기는 인테리어와 이사업계, 가구판매, 중개업 등 연관분야가 많아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경기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슈퍼추경과 부동산 규제완화가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주택 경기가 회복되면 전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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