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2월 대학생 A의 하루
아침 7시-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람과 함께 A는 잠에서 깬다. 알람은 껐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A, 잠에서 덜 깬 상태로 밤사이 어떤 사건, 사고가 있었는지 네이버 앱을 통해 확인한다.
아침 8시-아침 식사를 위해 일어난 A. 부모님의 영향으로 아침에 밥을 먹으며 신문을 보는 일이 습관이 된 그는 지금도 신문을 읽는다. 덕분에 A는 정치, 사회, 국제 등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아침 9시-방학 동안 다니는 학원에 가기위해 지하철로 이동 중인 A. 멍하니 앉아서 가기에는 심심한지 SNS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SNS에서 친구들의 근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마침 최신 소식으로 서울의 명소를 알려주는 페이지가 업데이트 되었다. 다음에 꼭 찾아가겠다고 다짐하며, 무료함 없이 학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후 1시-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버는 A. A는 집 근처의 작은 까페에서 일한다. 손님이 많지 않고 혼자서 일하기 때문에 가끔 무료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그는 라디오를 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재밌는 사연들과 새로운 소식들을 들으며 심심함을 달랜다.
오후 9시-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A. 그는 지금 늦은 저녁식사와 동시에 TV를 시청하느라 여념이 없다. TV에서는 그 날 있었던 주요 소식들을 전해주고 있다. 이전에 실시간으로 접한 내용이 많지만 TV를 통해 다시 확인하니 새롭게 느껴진다.
새벽 1시-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A.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아,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과 SNS를 확인한다. 몇 시간 전과는 또 다른 내용의 소식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채운다. 하나씩 읽어 내려가던 A는 어느새 피곤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고, 곧 잠에 빠진다.
#. A만의 이야기?
대학생 A는 인터넷, 신문, 라디오, TV, SNS 등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세상의 소식을 듣고 있다. 비단 A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5년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A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정보원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얻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정보원을 모두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이에 더해, 사람들은 같은 소식을 접하더라도 어떠한 매체를 통해서 소식을 접했는지에 따라서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된다. 같은 바다에서 헤엄치더라도 누군가는 자유형, 누군가는 배영, 다른 누군가는 평형으로 헤엄을 친다는 이야기다.
#. 정보원에 대한 신뢰는?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헤엄치는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한 20대이다. A처럼 아침에 일어나 새벽에 잠들 때 까지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20대가, 과연 바다를 제공해주는 정보원은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지난 12월 지속가능협동조합 ‘바람’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 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대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학생 가치조사>에서 신문, 라디오, TV, 인터넷, SNS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각각 54.5%, 46.8%, 56.4%, 61.2%, 74%로 나타났다. 반면 ‘신뢰한다.’는 답변은 17.3%, 17.2%, 14%, 14.2%, 7.6%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의 수치를 한참 밑도는 결과가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정보원으로 볼 수 있는 신문과 라디오, TV, 인터넷 그리고 SNS가 대학생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다.
◇자료=바람아시아
#. 신뢰받지 못하는 정보원 왜?
전통의 언론매체인 신문과 TV 그리고 라디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각각 54.5%와 56.4%, 46.8%로, 이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비율이다. 라디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다른 두 매체와 비교했을 때 약간 낮았지만 신뢰한다는 답변은 17.2%에 불과했다. 기성 언론매체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에 의문을 가진 필자는 여러 대학생들에게 의견을 구해보았다. 이에 대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최범수(24)씨는 “언론의 신뢰도 하락은 집권여당과 정부에 대한 신뢰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많이 하락한 시점에서 언론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대체적으로 대학생들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부가 언론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압력을 가하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문과 TV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의견을 밝혔다. 그의 의견을 정리하자면, 정부가 언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의 지지도가 낮을수록 언론에 대한 신뢰도 또한 낮아진다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학생들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가 집계하여 매년 각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Press Freedom Index)다.
#. 언론 자유도의 하락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송한 설문항목을 협력기관 구성원과 특파원, 언론인, 연구원, 법률전문가, 인권운동가가 작성하고 이를 집계해 만들어진다. 이 설문조사는 언론인과 미디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인 압력에 대해 묻는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낮은 점수를 가진 국가일수록 더 높은 언론자유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가장 오른쪽이 2002년, 가장 왼쪽이 20114년 기록(자료=바람아시아)
위 사진을 보면 2006년도의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가 세계 31위까지 올라갔다가 차츰 하락하여 2014년에는 57위에 머물러 있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다. 지난 2월 12일,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15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해 보다 3계단 떨어진 60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언론의 자유도가 차츰 하락하고 있으며 반대로 언론인과 미디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과 간접적인 압력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최근 논란이 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현 국무총리)의 녹취록 발언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언론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대학생 박소현(24)씨는 “새해에 담뱃값이 인상되자마자 전자담배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며 “관심이 필요한 노동자 권리문제나 기업의 비리를 파헤친 기사는 거의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정보는 양산 되고 노출 되는데 정작 이슈화 되어야 할 기사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것과 연관 시켜 보면, 결국 대학생들은 언론이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인터넷 그리고 SNS
인터넷과 SNS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견은 각각 61.2%와 74%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신뢰한다는 의견은 인터넷이 14.2% SNS가 7.6%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인터넷과 SNS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매체를 본인들 스스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학생 이동준(24)씨는 “인터넷과 SNS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것은 결국 신문과 라디오, TV의 신뢰도가 낮은 점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그는 “기존 보도 매체는 명확한 사실 보다는 각자의 경향에 따라 약간씩 보도 내용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인터넷과 SNS에서는 기존 매체의 정보가 파생되어 나오면서 대부분 개인의 입맛에 따라 원래 보도보다 내용이 더욱 부풀려지거나 축소되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즉 기존의 매체마저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매체의 정보가 확대 재생산 되는 인터넷과 SNS의 정보는 더더욱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학생 원명재(24)씨의 의견도 이와 비슷했는데, 그는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는 그 것을 확산시키는 사람의 시각에 맞게 변형되기 쉽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실제와 다른 거짓이 판치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해결방법은?
신문과 라디오, TV, 인터넷, SNS를 신뢰하지 못하는 하나의 거대한 이유는 ‘정보원이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정리할 수 있다. 즉 신문과 라디오, TV에서 나오는 정보는 권력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 각각의 시각으로 한차례 걸러진 뒤 제공되기 때문에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인터넷과 SNS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이유도 이와 같다. 그들이 가진 익명성과 더불어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특징 덕분에 이들이 제공해주는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 그 점이 원인이 되어 인터넷과 SNS라는 정보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5가지 정보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원이 제공하는 정보의 질이 향상됨과 동시에 보다 높은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정보의 질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받아야 한다.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최근 몇 년간의 경향대로 우리나라 언론의 자유도가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종국에는 소위 이야기 하는 ‘땡전뉴스’만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두환 정권 당시 국민 대다수가 언론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처럼, 언론의 자유가 사라진다면 대학생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언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언론이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정확한 사실만을 보도할 때 비로소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정보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테고. 결국에는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정보원에 대한 신뢰도 역시 상승할 것이다.
올해 말에도 어김없이 <대학생 가치조사>가 진행 될 예정이다. 다음 조사에서는 정보원에 대한 신뢰도가 지금보다 높아져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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