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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 "정치개입은 국정원 망치는 길"
"국정원 개혁, 반짝 아이디어로 접근할 사안 아냐"
"5.16 국가안보 강화하는 계기"..'쿠테타' 인정 안해
2015-03-16 15:34:25 2015-03-16 15:34:35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회 정보위원회가 16일 열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및 손주들의 이중국적, 역사관, 정치적 편향성 등 다방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과 5.16 군사쿠테타, 용산참사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 후보자의 견해를 물으며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이 후보자의 역사관을 확인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길이며, 국정원이 망가지면 안보가 무너진다"며 "저는 결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벌어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에 대해 "일부 북한 추종세력의 행태가 우리를 폭력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면서 "눈을 부릅뜨고 대책을 간구해야 하는 국정원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이 도화선이 된 국정원 개혁의 경우 "국정원장이 바뀌었다고 반짝 아이디어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최고 프로가 되어 나무를 키우듯 진정한 개혁의 길을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보위원회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News1
 
◇이병호 "역사적 범죄자 되지 않을 것"
 
이날 정보위 소속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이 "이병기 전 국정원장은 머릿속에서 '정치관여'를 지우겠다고 했었다"며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후보자는 "저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고 국가 안보는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비대위원장은 "국정원이 바로 서려면 국정원을 절대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며 "국정원장 스스로가 정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법정 구속된 상황을 언급하며 이 후보자의 생각을 물었고, 이 후보자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이 후보자가 판단하기에 국정원이 청와대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말씀드리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을 피했다.
 
이 후보자가 과거 일부 매체에 자신의 생각을 기고했던 것들 중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은 불가하다'라는 내용 역시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이 "현재 상황에서만 봐도 (기고 내용은) 사실 확인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사사로운 자연인으로서 사사로운 개인 의견을 표출했던 것"이라며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된다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혼이 있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랬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후 상황이 진전되면서 사사로운 의견 개진의 부분이 사려깊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며 "사사로운 개인으로서의 의견표출이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5.16은 국가안보 강화 계기"..'쿠테타' 즉답 피해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가장 많이 질의했던 것 중 하나는 '5.16 군사쿠테타'에 대한 이 후보자의 역사관이었다. 
 
김광진 의원이 "5.16을 쿠테타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용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교과서에도 쿠테타로 돼 있는데 이 후보자는 절대 쿠테타라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재차 묻자, 이 후보자는 "5.16을 규정하는 용어가 큰 개념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그 부분에 대한 제 인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후보자는 육사 생도로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지지행진을 했다"며 "현재 국정원장 후보자로서 교과서에 실린 5.16 쿠데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좀 솔직하지 못한 모습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역사적인 사건을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했느냐라는 관점에서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역사를 부인하고 교과서를 무시하는 것이냐"며 "정치개입은 사과하면서도 역사적 문제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과거 언론 기고에서 용산참사를 '폭동'으로 비유했던 것에 대해 "어휘가 사려깊지 못했고 부적절 했다"며 "그 용어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자성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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