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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은 무조건 금요일?..올해도 예외없다
주요기업들 13·20일 동시다발 개최..상장사 86%가 '금요일'
"여론분산·주주참여 제한 '꼼수'"
2015-03-05 16:14:20 2015-03-05 17:51:27
[뉴스토마토 이상원·최승근·양지윤기자] 올해도 슈퍼주총데이는 금요일에 찾아온다. 금요일인 오는 13일과 20일 각각 1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금요일은 여론의 관심을 피하기 쉽고, 다른 회사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주총을 열면 주목도의 분산효과와 함께 주주들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에는 상위권 재벌그룹 계열사들의 주총이 몰렸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과 사실상의 지주사인 제일모직이 주주총회를 예고했다. 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과 포스코, 삼성중공업, LG디스플레이까지 이날 주총 개최를 예정했다.
 
LG그룹 계열인 LG전자와 LG이노텍이 재벌그룹 계열로는 유일하게 19일 목요일에 주총을 열고, 다시 20일 금요일에 기업들이 몰린다. 이날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등 SK그룹 계열과 한화, 한화케미칼 등 한화그룹 계열의 주총이 예고돼 있다. 또 기아차, 효성, 현대하이스코, 세아특수강, 에쓰오일, 파라다이스 등도 모두 같은 날 주총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이 밖에도 24일에 쌍용차가, 27일에는 대우조선해양, 한국타이어, 코오롱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재호 사장 유임 여부에 따라 데드라인인 31일로 연기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말 기준으로 작성된 상장사 정기주주총회 개최 일정 중 86.33%(240곳)가 금요일에 집중됐다.
 
(각사 전자공시 취합)
 
주총 안건은 결산재무제표의 승인과 함께 주로 사외이사 및 사내이사, 감사 등의 선임안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안건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일부 기업은 신규사업 진출이나 사업목적 변경 등의 안건도 의결안건으로 올려뒀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부진의 책임과 위기감을 반영해 이사들의 보수를 대폭 감축하는 안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이사수는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9명으로 전년과 동일하지만 이사의 보수는 총 390억원으로 전년보다 90억원 줄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한중 차병원그룹 미래전략위원장과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는 이사진이 9명에서 8명으로 줄었지만 보수총액은 120억원으로 동일해 실질적 보수는 약간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두경 전 한국은행 발권국장, 박영준 IBM연구원, 김대일 전 KDI연구위원, 이창양 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등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사업 목적에 변화를 주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SDI는 전지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배터리의 소재개발과 가공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효성은 국내외 산림자원 개발사업, 국내외 농산물자원 개발사업, 국내외 광물자원 개발사업, 골프장운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을 제외하고 아직 주총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한진해운을 제외하고는 주총 일정을 잡지 못했다.
 
한편 연기금 등 큰 손이 이번 주총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영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 주총장에서는 개인 주주들의 거센 항의도 이어질 수 있다. 또 일동제약 등 일부 기업들은 적대적 인수합병 의제로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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