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뉴스의 '사실 속 진실'을 가려내라!
<뉴스의 시대> 알랭드 보통 지음 |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펴냄
2014-11-26 08:12:00 2014-11-26 08:12:00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전하는 뉴스 사용설명서 <뉴스의 시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켜고 뉴스를 검색하고, 직장에서 신문과 인터넷으로, 집에서 라디오와 TV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 친구 직장동료와의 대화 중에서도 수시로 뉴스를 검색하기에 바쁘다.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해외, 연예 등 각 분야의 수많은 뉴스를 접하며, 감동과 충격, 희열과 분노, 자신감과 두려움 등 매번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우리는 어느 순간 뉴스 중독자가 되어있다.
 
하지만,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 물량공세에 자칫 우리는 뉴스의 본질(진실)을 파악하지 못한 체 겉모습만 맹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뉴스는 사실을 보도 하지만,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뉴스에 대한 조목조목 소개한 뒤 올바른 접근방법을 알려 주고, 뉴스의 ‘사실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역량을 키워주는 지침서와 같다.
 
더불어 섹션별 뉴스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기자의 습성 등도 전반적으로 소개해 일반인은 물론 언론 종사자도 읽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의 부제인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문구처럼 목차를 펴면 프롤로그, 정치뉴스, 해외뉴스, 경제뉴스, 셀러브리티뉴스, 재난뉴스, 소비자정보뉴스, 결론 등으로 단순하게 구성돼 금새 읽을 것만 같다.
 
하지만, 오판이었음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책을 소개받은 뒤 리뷰를 작성하기까지 일주일 가까이 걸렸다. 속독에 약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자는 갖가지 뉴스 현상들을 본인의 철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뒤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알랭 드 보통 대부분의 저서는 일상현상에 철학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게 특징이다.
 
그의 첫 작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픽션과 철학적 물음을 결합한 작품으로 사악한 인간 감정과 삶의 사건들을 도형과 그림, 수학 공식으로 표현한 바 있다.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뉴스를 철학적 관점으로 풀어내 가벼운 듯 깊은 성찰과 고민이 동반 돼야 책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 전문성 : 간혹 저자의 추상적인 표현 탓에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더러 난해한 부분이 있다. 천천히 정독하다 보면 별 어려움 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할 있다.
 
▶ 대중성 : ‘뉴스’라는 다소 딱딱한 소재, 철학적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분명 대중적이지 않다. 다만, 뉴스 홍수 속에서 독자가 올바르게 판단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뉴스에 대한 자신만의 혜안(慧眼)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언론인, 전공자는 물론 대중도 함께 읽을 만한 책이다.
 
▶ 참신성 : 사실 ‘참신하다’기 보다 평범함에 더 가깝다. 하지만, 뉴스를 해석하는 세련된 감각과 이를 표현하는 문체는 신선하다.
  
■요약
 
드 보통은 대중이 뉴스를 확인하는 이유가 습관적인 공포와 불안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뉴스를 접하지 않았을 경우 사회 현상의 흐름에 뒤처지고, 자칫 자신의 사회성 결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정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단순히 뉴스를 확인하고, 고민하며, 행동하는 것을 넘어 '필터링'을 통해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
 
드 보통은 현재 우리 앞에 놓인 뉴스가 조율, 선별, 관리 작업에 있어 한심하리만치 부족하고, 이는 뉴스 소비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주요인이라고 말한다. 뉴스가 어떤 방식으로 보도하는가에 따라 대중의 행동 방식은 달라질 수도 있다.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닌,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정치 해외 경제 등 총 6개 뉴스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정치뉴스는 과거 왕이나, 수상, 군대지휘관 등 특정의 사람들에게만 전달됐고, 일부에 의해 편향된 가치관과 시각으로 와전돼 울타리를 치는 도구로 사용됐다.
 
이 책은 한 방향으로 치우친 편향적 기사는 지양돼야 하지만, 기자의 주관적 해설이 담긴 기사는 독자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 적당한 편향에 대해 우리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뉴스의 경우 화폐 성장률, 헤지펀드, 유동성 자금, 물가 안정 등 어려운 경제 용어는 대중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일상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쉽고 자세히 설명해 누구나 올바른 경제적 시각을 배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뉴스는 잘못된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워 감시하고 정책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대중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셀러브리티뉴스에 쉽게 열광한다. 공항이나 음식점, 거리에서 찍힌 사소한 사진들은 어렵지 않게 가십성 뉴스가 되곤 한다. 드 보통은 셀러브리티들은 특별한 사고나 성실성을 통해 특별한 위업을 이룬 보통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셀러브리티뉴스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드 보통은 정치뉴스 보다 가십뉴스가 더 끌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 정치뉴스가 지루한 이유, 재난 뉴스가 놓치고 있는 점, 객관적 보도라는 덫에 걸린 뉴스 등 평소 간과하기 쉬운 뉴스의 단편을 시원스럽게 파헤친다.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를 읽으며, 일상을 가득 채운 뉴스들을 한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운 관점이 생길 것이다.
 
■책 속 밑줄긋기
 
“뉴스는 겁먹고 동요하고 괴로워하는 대중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뉴스가 더 이상 우리에게 가르쳐 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뉴스와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몹시 익숙해지게 될 두 가지 감정은 두려움과 분노다.”
 
“주류 언론은 우리가 노동의 종말, 정의의 본질, 시장의 적절한 역할 같은 보다 고유하면서도 폭넓은 질문들은 제기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런 문제를 파고드는 이가 없다면, 불확실하지만 잠재적으로 중요한 개인들의 사색은 위축되고 말 것이다.”
 
“기자들은 두려움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자들은 숫자 뒤에 감춰진 세상을 보아야 하고, 자본주의를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현상으로 인식해야 하며, 오싹할 정도로 질서정연한 사무실과 제조 시설의 살균된 아름다움을 탐구해야 할 것이다.”
 
“뉴스가 지배하는 시대에 온전한 판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움과 중요함은 그 범주가 겹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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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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