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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정가·범패..우리 음악 한 데 어우러진 우리 극”
이윤택과 국립국악원의 음악극 <공무도하>
2014-10-29 14:46:27 2014-10-29 14:46:2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국립국악원과 이윤택 연출가가 만든 음악극 <공무도하>가 내달 21일부터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공연에 앞서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안숙선 명창과 정민영·박현영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원, KBS국악대경연 판소리 장원을 수상한 소리꾼 안이호 등이 <공무도하> 중 ‘갑남, 을녀’의 도입부와 ‘도하가’ 일부를 선보이며 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연습실에서 소리를 지도하는 모습. 왼쪽부터 이윤택 연출가,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의 신규 브랜드 공연인 이번 <공무도하>는 국악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국립국악원이 이윤택 연극 연출가와 함께 작품을 개발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공연은 고조선의 <공무도하가>를 주제로 한 이야기 두 가지를 옴니버스식으로 다룬다.
 
<공무도하>는 특정 국악 장르를 중심으로 하는 ‘소리극’이 아닌, 다양한 전통 음악과 춤이 결합된 ‘음악극’을 표방한다. 광의의 우리 음악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판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창극과도 구분된다.
 
이번 공연은 현실의 이야기에 판소리, 합창에 서도 민요, 추상적 공간에 정가, 죽음 이야기에 범패 등을 배치해 우리 소리의 다양한 기능을 종합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윤택 연출가는 “내게 <공무도하가>는 한 번은 넘어가야 할 숙제였다”며 “<공무도하가>에는 사상도 있고 구조도 있다. 우리 극의 모든 요소가 <공무도하가>에 있다.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전반부인 ‘갑남, 을녀’는 이윤택 연출가가 실제 겪은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았다. 새 아파트의 동, 호수를 기억하지 못하는 한 사내가 우여곡절을 겪다가 이승을 뒤로 하고 먼 옛날의 아내와 딸이 기다리는 전생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일상을 떠나 전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이 대목은 안숙선의 독창으로 펼쳐진다.
 
후반부는 소설가 김하기의 실화, 즉 남남북녀의 사랑을 다룬 ‘도하가’다. 연변 연길시에서 사라진 아내를 찾아 국경을 건너는 이야기를 통해 미래 혹은 통일 문제를 현실적으로 언급한다.
 
이 모든 이야기를 감싸는 것은 다채로운 우리 음악이다. 음악을 맡은 류형선 창작악단 예술감독은 "사람들이 국악을 지독하게 안 듣는다. 공무도하를 앞둔 절박한 심정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또 “판소리는 삶의 한 복판의 서사를 담는, 쉽지 않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살아 남았다"면서 "모든 국악이 현대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의 한 복판에서부터 소리가 재구성되어야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창과 출연을 맡은 안숙선 명창은 “그 동안 많은 창극을 했는데, ‘소리는 한국적인데 연극적 장치들은 한국적인가’라는 고민을 자꾸 하게 된다”면서 “이번 공연이 대중들에게 인정 받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 나갔을 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 기대하고 있고, 상당히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우리 음악의 총체적인 소리를 담고자 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 등 전국 4개 국악원의 단원들이 합세했다. <공무도하>가 연극과 국악의 경계뿐만 아니라 국악 내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음악극의 총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운 좋게도 이윤택 연출가를 만나 오랜 고대 시에서 현대적 이야기를 끌어내고 전통 예술로 풀어내는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공연을 통해 많은 대중들이 오게 되면 그게 대중화의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대중의 관심을 부탁했다.
 
티켓 가격은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1만원이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악원에 문의하면 된다(02-580-3300, www.gugak.go.kr).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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