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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결산③)미숙한 대회운영에 사건·사고 속출
2014-10-13 18:12:08 2014-10-13 18:12:08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 조직위원회 미디어브리핑에서는 연일 해명 발표가 끊이지 않았다.(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유독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국내외 언론과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미디어나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참가선수들로부터도 빈축을 샀다. '국제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회 전부터 어수선
 
대회 한참 전인 7월1일 개·폐회식 관련 출연진 및 연출진 기자회견에서부터 구설수는 시작됐다.
 
지난해 2월 홍보대사 위촉 이래 노개런티로 대회 CF를 촬영하고 쇼케이스도 섰던 JYJ가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에 모두 빠지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에 대회 홍보대사 예우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개회식 공연에 JYJ가 참석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개회식 직전에는 성화 점화자를 사실상 스스로 공개했다. 깜짝 등장해 극적인 순간의 감동을 더하곤 했던 아시안게임 개회식의 화젯거리를 저버린 셈이다. 
 
성화 점화자 선정도 도마에 올랐다. 스포츠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한류 스타가 최종 점화자로 등장하고 스포츠 스타들이 들러리를 서는 형태가 됐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외부 모습. ⓒNews1
 
◇각종 시설관리도 낙제점
 
시설 관리의 문제점은 대회 내내 끊이지 않았다.
 
선수촌에는 냉방 시설이 부실하고 방충망도 없어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를 불러왔다.
 
경기장의 시설 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비치발리볼 경기장의 탈의실과 샤워실이 조악한 간이 천막으로 설치되고 내부에는 임시 설비를 비치했다. 이는 전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돼 조직위와 인천시는 국제 망신을 당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이 열리던 계양체육관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모든 경기가 중단됐다. 5분만에 전력이 복구됐지만 선수들의 경기 흐름은 크게 망가졌다.
 
계양체육관은 에어컨 바람 문제로 또 한번 논란에 올랐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선두인 말레이시아 리총웨이와 한국의 에이스인 이용대 등 일부 선수는 아쉬움을 표현했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해외 언론은 에어컨 강풍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선수지원·시설관리·운영인력 교육 및 관리 등에서 제기된 구설수. (정리=이준혁 기자)
 
세팍타크로 준결승 경기가 진행된 26일 부천체육관에선 비가 새면서 경기가 장시간 중단됐고, 같은날 계양아시아드양궁장 가림막 상부엔 고인 빗물이 쌓여 심하게 늘어져 구멍을 내며 빗물을 제거하는 촌극도 나왔다.
 
대회 기간 내내 타올라야 하는 성화가 꺼지는 대형 사고까지 생겼다. 20일 오후 11시38분부터 50분까지 12분 동안 아시아드주경기장 성화 불꽃이 꺼진 것이다.
 
이 사고는 많은 외신들의 해외토픽으로 다뤄졌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의 성화 점화자로 나선 여배우 이영애, 김영호(다이빙), 김주원(리듬체조). 19일 점화식을 마쳤지만 이때 점화된 성화는 20일 오후 11시38~50분 12분 동안 꺼졌다. ⓒNews1
 
◇식사·수송 등 선수지원에 헛점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문제가 많았다.
 
20일에는 목동야구장에서 연습하려던 태국 야구 대표팀에게 조명을 제공하지 못했고 21일엔 사격·펜싱 선수에게 지급될 점심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나와 폐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앞선 19일에는 계양아시아드양궁장 자원봉사자·운영요원이 먹을 도시락 유통기한이 경과하는가 하면 다음날에는 이마저도 배달되지 않으며 260여명이 굶어야 했다.
 
또 아랍권 선수들이 '할랄푸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직위가 제공하는 식사를 거부하고 일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수가 선수촌행 버스를 놓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21일 중국 남자펜싱 동메달리스트 쑨웨이는 선수촌 행 마지막 셔틀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심지어 통역자가 없어 참가 선수가 다른 선수의 통역을 하는 촌극도 있었다. 29일 육상 남자 1500m 경기에서는 금메달리스트 모하마드 알 가르니(카타르)가 자신의 소감을 영어로 밝히고 은·동메달리스트 라시드 압둘가더(바레인), 아단 아가르 알민드파지(이라크)의 통역도 맡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경기운영·미디어관리·관객지원 등에서 제기된 구설수. (정리=이준혁 기자)
 
◇발권부터 선수 지원·인력 관리 등 경기운영도
  
입장권 발권에도 문제가 있었다. 지난 20일 한국의 첫 메달이 나온 우슈 경기가 열린 강화군 강화고인돌경기장에서는 발권기 고장 때문에 20여분간 입장권 판매가 중단됐고, 다음날인 21일에는 배드민턴장에서 경기 운영요원용 좌석이 관객에게 판매돼 혼란을 일으켰다. 
 
공식 인터넷 사이트의 문제도 터졌다. 사이트 접속이 안되는가 하면 외국인 예매에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태환수영장의 장애인주차장에 VIP주차장을 만들어 장애인 관객이 차를 먼 곳에 세우고 경기장에 찾아온 사실이 SNS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대회 자원봉사자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채로 투입돼 기초적 사안에도 대처하지 못하기 일쑤였다. "미안한데 들은 게 없어 모른다"는 대답은 취재진들에게 익숙한 말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체육관 구석에서 쉬거나, 선수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허위 해명·부실 안내..망신 자초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는 북한 언론의 기사 송고가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북한 언론은 기사를 팩스(FAX)로 보내야 했다.
 
경기를 마치고 MPC로 향하는 미디어 셔틀버스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담당자에 따라서 안내 내용이 달라 혼선이 벌어졌다.
 
초기부터 부정적인 기사가 잇따르자 조직위는 대회 관계자들에게 '언론의 부정적 취재에 대응을 말라'는 일종의 함구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함구령을 내렸다는 사실마저 기사로 나왔다. 대회 조직위 내부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직위는 국내·외 매체들의 문제제기에 연이어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문제가 되려 확산됐던 해프닝도 있다.
 
통역전문요원과 통역자원봉사자 관련 보도가 대표적 예다. 조직위는 대회 시작 전에 공개했던 통역 인원을 해명 때는 축소 발표한 사실이 드러나 다시 한번 빈축을 샀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진행된 간담회 모습. 사람들은 이 때까지만 해도 인천아시안게임이 좋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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