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홍수' 시대다. 때문에 국책 연구소를 비롯해 민간 연구소에서 양질의 보고서를 생산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묻히는 경우가 많다. 금융시장을 파악하는 데 도움되고 아깝게 놓치는 리포트를 선정해 독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최근 정부가 금융문화 '보신주의' 개선을 위해 금융사 직원 개인에 대한 제재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이른바 사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인적(人的) 제재'는 피하겠다는 말이다.
특히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대출에 대해서는 부실이 나더라도 모두 '면책'하기로 했다. 향후 부실을 염려해 대출을 꺼리는 관행을 깨기 위해서다. 사후 부실이 나더라도 은행 내 인사고과와 성과평가에 불이익이 없도록 내부제도도 정비할 예정이다.
◇ '도드-프랭크 법(法)' 주목..은행 보신주의 타파 시초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은행만의 독특한 '보신주의' 때문은 아니다. 리스크 관리는 은행의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에 세계 어디서나 은행의 보신(保身)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박태준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미국 금융 감독당국의 은행에 대한 면책조항 제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해외선진국의 움직임은 어떤지 알아보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사진=뉴스토마토 DB)
그간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금융규제로 꽁꽁 묶여있다. 이같은 규제의 근간이 되는 '도드-프랭크 법(法)'은 오바마 행정부가 2010년 7월 발표했다. 3500쪽에 걸쳐 400개 법안을 담고 있어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개혁법안으로 불린다.
이 법은 주요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및 감독 강화, 금융감독기구 개편, 중요 금융회사 정리절차 개선, 금융지주회사 등에 대한 감독 강화,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감독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은 은행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인해 권한남용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회(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 Fed)는 은행이 영업행위(마케팅 및 판매절차)에 대해 중간관리자로서 책임을 지고 있다면 은행의 책임소재에 대한 면책조항을 제공할 움직임이다.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도입된 은행의 존립성에 큰 위협이 되는 도드-프랭크 법안의 일부 과잉규제를 풀기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Fed는 은행에서 위반사항이 발생하는 즉시 중단해야 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상여금과 같은 보상정책들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 투자은행(IB)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생존력과 명성 회복을 위해 몇년 동안 노력해왔다. 몇몇 은행들은 금융위기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수많은 비난과 재정적 책임을 부당하게 요구받아 왔다고 주장한다.
Fed와 감독당국자들은 자격을 갖춘 IB에겐 경제적 생존력과 명성회복에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해당 산업을 통제하는 권한을 회복시켜줘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은행에 대한 면책조항은 영국과 유럽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BOE(Bank of England)와 ECB(European Central Bank)는 윤리적 기준을 강화해 면책조항의 오남용을 방지할 예정이다.
◇직원보다 기관 징계..한해 농사 망칠 정도의 무거운 금전적 징계
미국과 영국의 금융당국은 직원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기관에 대해서는 높은 벌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2012년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인 UBS에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를 조작한 혐의로 7억달러(약 7200억원), 영국 금융당국도 같은 이유로 UBS에 1억6000만파운드(약 2600억원)라는 역대 최대 금전 제재를 가했다.
아울러 제재시효제도는 일부 국가에서 시행중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제재를 가할 수 없도록 법률로 규정돼 있다. 영국에서는 감독당국이 위반행위를 인지한 날로부터 3∼6년을 시효로 정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제재시효가 없는 셈이다.
미국 은행도 딜레마 상황에 놓여있긴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관련 산업이 글로벌하고 매우 경쟁적이기 때문에 혁신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서도 법률과 윤리적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여전히 금융관련 규범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명확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Fed는 은행들이 충족하기를 희망하는 기준들에 대해 정의를 내릴 예정이다. 몇몇 은행들은 높은 윤리강령과 공정한 고객대우 원칙을 가진 문화를 위한 요건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오는 10월경 '은행의 윤리 및 문화에 대한 워크숍(Workshp on bank ethics and culture)'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이 뉴스는 2014년 10월 2일 ( 17:51:34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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