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황을 취재하는 외신기자들이 한국 정부가 한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외국 언론매체에 대해서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외신에 대한 의견 수렴을 강화하겠다면서 외신들도 한국 경제를 한쪽 면만 바라보지 말고 정확한 시각으로 넓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27일 제주 서귀포호텔에서 열린 외신 특별세미나에 참석한 26명의 외신 기자들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외신에 대해 편견을 버리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기보다는 의견을 충분히 들어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날 세미나는 정부와 외신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지만 일부 외신들은 이날 세미나에서도 한국 정부가 정책 설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브렛 콜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는 "오늘 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한국의 경제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며 너무 방어적인 입장인 것 같다"면서 "외국의 분석가와 외국 기자들이 보는 경제 현안과 한국 정부의 정책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콜 기자는 "한국 정부는 외국 기자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금융시장에 존재해왔는데 한국 정부는 이것이 외국 기자들의 한국 정책에 대한 시각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장우혁 미국 SAE인터내셔널 기자는 "오늘 자리는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듣는 자리로 알고 왔는데 오히려 일방적인 조사 발표를 통해 정부 입장만 되풀이해서 알리는 자리였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와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엄재한 일본 산요타임스 기자는 "세미나 참석자들이 정부 관계자들이라서 그런지 희망적인 말만 하고 있다. 한국은 가계 부채도 늘고 남북관계도 위기로 몰리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데 매번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말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병종 뉴스위크 기자는 "외신 때문에 한국 금융시장이 어려움에 빠진다고 주장하는데 나름대로 외신도 취재 원칙에 따라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국내 언론은 문제가 없는가. 위기설이 국내 언론에서 먼저 나오기도 하는데 왜 외신만 문제로 삼는가"라고 주장했다.
문혜원 로이터통신 기자도 "외신이 한국 경제에 대해 왜곡되게 보도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외신기사가 부정적이라면 내신 또한 왜곡됐다고 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외신 내부에서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됐다.
최상훈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자는 "외신기자들도 주재국에서 자신들 기사 때문에 시끄러우면 왜 그런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런 면이 없고 오히려 방어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또한 한국 정부도 외신 기자가 쓰는 걸 지나치게 과장하는 면이 있다. 외신의 영향력이 한국 사회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크진 않다"고 말했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정부가 사실을 설명하는 것을 두고 방어적이라고 평가하지 말아달라. 옳은 지적을 하면 물론 받아들여야 하지만 잘못된 것이라면 설득해야 한다. 정부는 외신기자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다만 객관적으로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외신이 단기외채나 예대율 등 한쪽 면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서 보도해 줬으면 좋겠다. 한쪽 면만 보고 쓰면 단견에 불과하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국 경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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