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재경 인천지검장이(51·사법연수원 17기·
사진)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검거 실패의 책임을 지고 27간 봉직했던 검찰을 떠났다.
최 지검장은 24일 열린 퇴임식에서 "유병언 회장을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사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100% 부응하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고, 그간의 적지 않은 성과는 오로지 수사팀 구성원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고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으로 볼 때 조속히 남은 수배자들을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라는 중차대한 소명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을 믿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하는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인천지검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정든 검찰, 인천지검을 떠나 평소 꿈꿔왔던 비공직자, 평범한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1988년 3월 검사로 첫발을 내딛은 이후 27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도와주신 선·후배, 동료와 여러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여러분에게 작별을 고하게 되어 그 어떤 말로도 아쉽고 서운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먼저 제가 부덕한 소치로 정식으로 격식을 갖춰 인사 드리는 등의 인간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12월 24일에 부임해서 7개월여 동안 여러분과 함께 근무했던 시간들은 제 인생의 축복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Ⅱ
인천지검 직원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는 동안, 저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분에 우리 청은 업무적인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정부 역점 시책인 4대 악 척결, 무고 인지, 검사 전문화 분야에서 1그룹 청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고, 세월호 선주사(26명) 및 해운 비리 수사(18명)와 관련하여 2개의 특별수사팀을 꾸려 총 44명을 구속 기소하고 1천억 원이 넘는 재산을 추징보전하는 등 여러 가지 수사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무료 급식 봉사, 사랑봉사단 활동 등을 통하여 지역 주민 및 소외된 계층과의 소통에도 힘썼고, 인천시민과 함께 하는 인천지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자부심을 갖고 퇴임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두분 차장님과 국장님, 그리고 열일곱 분 부·과장님들의 헌신적인 지도 아래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묵묵히 소임을 다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Ⅲ
인천지검 가족 여러분!
지난 3개월여 간 세월호 관련 수사로 여러분께 과중한 짐을 얹어 드렸음에도 이해하고 적극 참여하여 주신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회종 팀장 이하 윤재필·정순신·주영환 부장과 12명의 검사, 많은 수사관들이 5. 18.부터 두 달 넘게 사무실 야전 침대에서 생활하거나 범죄자를 쫒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생하였습니다.
유병언 회장을 체포해서 법정에 세워 사법적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에 100%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고, 그간의 적지 않은 성과는 오로지 수사팀 구성원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고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으로 볼 때 조속히 남은 수배자들을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라는 중차대한 소명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을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인천지검 직원 여러분!
검찰총장님과 새로 부임하시는 검사장님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앞으로도 훌륭한 업무 성과를 거양하고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발전해 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저는 7개월 동안이나 여러분과 함께 동고동락 했으니 실로 큰 인연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비록 인천지검을 떠나지만 여러분과 맺은 인연이나 함께 한 추억은 저에게 가장 큰 보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근무해서 항상 행복했습니다.
나름대로 한분 한분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쓰려고 노력했지만 본의 아니게 소홀한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용서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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