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추가 하향 조정함에 따라 우리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세계경기의 악화가 심화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국제기구들이 이미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춰놨기 때문에 추가 하향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세계성장률 60년 만에 마이너스
22일 정부 당국과 민간연구소들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한국의 성장률 전망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IMF는 19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0.5~-1.0%로 하향 조정했다. 이 전망이 맞을 경우 세계경제는 2차대전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작년 11월에 2.2%로 제시했다가 올해 1월 0.5%로 하향한 뒤 이번에 다시 낮췄다.
IMF는 또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률도 1월 말에 제시한 3.3%보다 크게 하락한 1.5%∼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21일 "조만간 발표할 세계은행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2% 범위에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보다 세계 경제 흐름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졸릭 총재는 "각국이 현재 진행하는 경기부양책은 속도가 너무 늦고 규모도 작다"며 "금융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없는 경기부양책은 세계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 한국도 하향 조정 불가피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 역시 다시 한번 강등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지난 1월에 세계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0.5%로 1.7%포인트 낮추면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에서 -4%로 6%포인트나 깎아버렸다. 세계 성장률 1%포인트가 내려갈 때 한국 성장률은 3.5%포인트나 영향을 받는다고 본 것이다.
당시 IMF는 세계경제 침체에 따라 무역량이 줄어들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한국.싱가포르 등의 성장률을 크게 낮췄다.
IMF가 이때 적용한 수준으로 이번에 성장률을 다시 깎으면 한국의 성장률은 -7.5% 아래로 내려간다. 세계경제성장률 하향 폭(-1~1.5%포인트)만큼만 깎아도 -5%가 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경제실장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 한국 성장률도 당연히 내려간다"며 "IMF의 한국성장률 전망치는 최소 -5% 아래로 내려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번엔 하향조정폭 크지 않다"
다만 정부 및 국내 연구기관들은 IMF가 4월 말께 한국 경제성장률을 업데이트할 때에는 1월과 같은 대폭 하향 조정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IMF가 지난번 성장률 작업을 했던 시기가 1월 중.하순께인데 이때 한국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발표된 몇 개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며 "4분기에 성장률 수치가 매우 안 좋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매를 먼저 맞은 국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최근 들어 전기 대비로 좋은 지표들이 나오고 있고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 IMF가 성장률을 업데이트할 때는 1월과 같은 대폭 하향조정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IMF가 한국의 성장률을 2%에서 -4%로 하향조정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4분기 경착륙 과정을 너무 과도하게 반영한 것 같다"며 "향후 한국 성장률을 제시할 때는 이처럼 급속하게 성장률을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경제실장은 "최근 들어 급락하던 지표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고 대규모 추경 집행 등 경기 진작책도 앞두고 있어 너무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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