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미 최대 보험사 AIG의 '보너스 파동' 이후 미국 은행들이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자, 은행원들이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가뜩이나 미국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돼 온갖 비난에 시달리던 차에, 미 연방하원이 19일 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회사들이 지급한 보너스에 중과세를 매기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미 재무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인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따라 50억달러 이상 지원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가계 소득이 연 25만달러 이상인 직원이 수령한 보너스에 대해 90%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방하원이 이 법안을 통과시키자, 은행원들은 즉각 '반미주의적 조치', '매카시식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제공받은 은행에 다닌다는 한 은행원은 "금융분야는 미국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지만, 그들(의회)은 이를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이는 AIG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우리는 AIG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유명 금융회사의 중역 역시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금융, 미디어, 기술 분야가 바로 그것"이라면서 "(보너스에) 9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이 중 하나를 밖으로 끌어내 처단하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지점에 근무한다는 한 투자은행 직원은 "의회의 조치가 미국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면서 "상품거래소의 직원들은 이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처럼 '예전 수준의' 급여를 주는 회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의회가 금융 서비스 종사자들에 대한 특별세를 부과함으로 인해 우리가 재능있는 사람들을 잃게 된다면 금융시스템을 안정화 시키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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