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이동통신사의 무선국(기지국) 개수가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통신업계에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A)' 데이터 통신 품질에 대한 공방이 일고 있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앙전파관리소에 따르면, 7월1일 기준 가장 많은 광대역 LTE 기지국을 보유한 사업자는
KT(030200)로 1.8GHz 광대역 주파수 대역에 모두 10만7097개의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반 LTE 기지국을 보면 그 결과는 사뭇 다르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일반 LTE 기지국은 허가받은 무선국과 검사대기 중인 무선국을 모두 포함해 1만8999개에 불과했다. KT의 보조 주파수인 900MHz 대역에서 간섭현상이 발생해 기지국 설치가 늦어진 것.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협대역인 800MHz 대역에 각각 10만6897개, 10만418개의 일반 LTE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다. KT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광대역 LTE 기지국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KT(030200)는 '광대역 LTE 기지국 숫자가 광대역 LTE-A 품질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KT의 최근 CF '광대역 전국망 동서남북편'을 보면 KT는 '국내 최다 10만 광대역 기지국. 기지국 수가 품질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광대역 기지국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KT 관계자는 "광대역 LTE-A는 '광대역 LTE'가 기반이 되는 것으로 모든 지역에서 광대역 LTE를 지원하느냐가 광대역 LTE-A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 요소가 된다"며 "결국 광대역 LTE가 전국 곳곳에서 완벽하게 제공되느냐가 광대역 LTE-A 서비스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CF에서 '국내 최다 10만 광대역 기지국. 기지국 수가 품질이다'라는 내용의 문구를 사용, 광대역 LTE-A를 위해 광대역 기지국 개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사진=KT CF캡쳐)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광대역 LTE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광대역 LTE-A는 주파수 묶음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에 광대역과 일반 LTE 기지국이 모두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광대역 LTE-A에 대해 홍보를 할 때 '광대역'이 붙어있으니 광대역 기지국이 품질에 매우 중요하다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며 "광대역 LTE기지국이 많고 일반 기지국(LTE기지국과 LTE-A기지국)이 적다보니 광대역으로 밀고 가고 싶은 거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광대역 LTE-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 대역 기지국 '교집합' 수라고 설명한다. 즉 SK텔레콤(800MHz+1.8GHz)과 KT(900MHz+1.8GHz)의 각각 두가지 대역 교집합 수가 얼마나 촘촘하게 되어 있고 잘 묶이는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광대역 LTE-A는 광대역 LTE 기지국만 많다고, 혹은 일반 LTE 기지국이 많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LTE 기지국과 광대역 기지국이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광대역 LTE 기지국이 많다고 광대역 LTE-A 품질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 역시 "기지국이 많아야 전파가 잘 터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기지국마다 서비스 반경이 다르고, 촘촘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많다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커버리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파수와 기지국을 관리하는 미래부 관계자는 "일반 LTE 기지국과 광대역 LTE 기지국 개수를 비교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티코와 트럭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없지 않냐"면서 "광대역 LTE-A 품질을 비교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티코와 트럭이 얼마나 꼼꼼하게 잘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커버리지가 얼마나 넓은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