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신용회복협약 외면
2009-03-16 07:23:09 2009-03-16 07:23:09
경기 침체 여파로 올 들어 은행 대출이 연체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영국계 HSBC 은행에 빚을 진 고객들은 5억 원 이하의 채무를 3개월 이상 연체했을 때 채무 재조정을 해주는 개인워크아웃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소매금융 영업을 하는 은행 중 HSBC만 신용회복지원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모 씨(44)는 작년 9월 몰아닥친 경제 위기 여파로 상여금이 연체되고 임금도 삭감되면서 은행 대출이 3개월 이상 연체되자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를 찾아 개인워크아웃(채무 재조정)을 신청했다.
 
개인워크아웃은 5억 원 이하의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자에 대해 심사를 거쳐 채무 재조정을 실시해 이자를 면제해 주고 원금을 최장 8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17개 은행 등 3천600개의 협약 가입 금융기관은 이 기간에 보증인에 대한 채권추심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 씨는 신복위로부터 HSBC의 대출 2천만 원이 채무 재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내에서 소매 영업을 하는 은행 중 HSBC만 신용회복지원 협약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HSBC로부터 일부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조건으로 대출기간을 연장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대출 연체 상태인 김씨가 큰 규모의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김 씨는 "한 은행의 대출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 이뤄지더라도 HSBC의 대출 원리금은 계속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워크아웃 제도의 취지가 무색한 것 같다"며 "도피하거나 노숙자가 되지 않으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대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막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SBC는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2003년 4월에 출시했기 때문에 2002년 개시된 개인신용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개인신용대출을 출시한 이후로는 자체적으로 대출 연장 여부 등을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BC 관계자는 "2002년 신용회복협약이 이뤄질 당시에는 개인신용대출 상품이 없었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자체 개발한 대환대출을 통해 대출기간을 최장 5년까지 연장해주고 이자율도 조정해주고 있으며 대출자의 상환 능력과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출 원리금의 일부를 선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HSBC의 은행계정 총여신은 작년 9월 말 현재 9조3천138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조4천961억 원 증가했으며 이중 가계 여신은 3조4천727억 원에 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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