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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IPO시장 '썰렁'..시장붐업도 '요원'
상장기업 3곳..전년比 37% '급감'
예정기업들도 예심청구 연기·포기 잇따라
2014-04-10 10:32:00 2014-04-10 13:44:11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내놓은 성적표는 초라했다. 통상적으로 IPO 비수기인데다 경기불황에 따른 실적악화로 예심청구를 미루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후다. 연내 입성을 노렸던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잠정보류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예정기업들도 무더기로 예심청구 절차가 미뤄져 있어 올해 기업들이 대거 입성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10일 기업설명회(IR) 전문기업 IR큐더스에 따르면 올 1분기 IPO 거래는 전년대비 37%(5건) 줄었다. 올해 1분기는 한국정보인증(053300)(97억), 인터파크INT(108790)(524억), 오이솔루션(138080)(78억)까지 단 3곳이 상장문턱을 밟았다. 이들 공모규모는 총 699여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60%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총 8곳의 기업이 입성했었다. 포티스(141020)(49억), 아이센스(099190)(171억), 우리이앤엘(153490)(441억), 아이원스(114810)(98억), 지디(155960)(432억), 제로투세븐(159580)(249억), 코렌텍(104540)(192억), 윈팩(097800)(101억) 등으로 공모규모는 총 1733억원 수준이었다. 1~3월이 통상적으로 IPO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올해 실적은 전년대비 매우 부진한 것이다.
 
◇2013년도와 2014년도 1분기 IPO 건수·공모규모
 
현재 대어급 기업들은 업황불황과 대내외 변수로 상장을 접었거나 잠정 보류 중이다. 최대 3000억원 이상 공모규모로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로지스틱스는 사실상 상장계획을 접은 상태다. 기업공개 대신 사모펀드(PEF)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본유치로 얻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상장을 연기한 대부분의 기업은 이른바 '상장재수생'들이다.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적악화에 시달리며 잠정 보류했다.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37%, 2.6% 감소했다.
 
이달 예심청구를 할 계획이었던 KT렌탈과 KT텔레캅은 내부 변수로 상장 절차를 보류한 경우다. 최근 KT정보 유출,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계열사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KT텔레캅의 경우 보안업계의 불황 여파로 지난해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KT렌탈은 AA-, KT텔레캅은 A등급이다.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도 무기한 상장 보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순손실을 내 사실상 밸류에이션 측정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순손실은 지난 2012년 1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218억87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외에도 포스코특수강, 동부생명 등이 연내 상장을 노리고 있지만 예심청구 시기는 불확실하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거래소에 따르면 10일 기준 예심청구가 미뤄진 기업은 20여개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예심이 진행되고 있는 회사는 총 6개사(트루윈, 덕신하우징,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필옵틱스, 메디아나, 아진엑스텍)다. 이중 승인을 받아 상장이 확정된 기업은 5월 코스닥에 입성하는 캐스텍코리아가 유일하다.
 
올해 거래소가 유가 30개, 코스닥 70개, 코넥스 100개 등 총 200여개의 상장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재훈 거래소 유가증권본부 상장유치팀장은 "그룹사를 찾아다니며 계열사별로 상장의지를 타진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유치작업에 들어간 기업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대형증권사 IPO부 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거래가 최악인 상태로 1분기가 비수기인 상태를 감안해도 문의나 전화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심지어 입찰제안을 했다 되려 운영자금을 미리 마련해달라고 요청해 함께 대출을 받으러 간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주관사와 거래소는 기업설명회, 세미나 등을 자체적으로 개최하며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성곤 코스닥본부 국내상장유치팀장은 "현재 10~20개 정도를 걸쳐놓고 기업들의 상장의지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주로 지방에 산재해 있는 기업들 대상으로 상장 절차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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