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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 '연봉' 공개 임박..법정시한 31일 주목
2014-03-30 10:00:00 2014-03-30 10:21:33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과 SK(003600), LG(003550)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오는 31일 일제히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대주주가 등기이사에 올라 있는 현대차를 비롯해 LG 등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총수들의 연봉이 사상 최초로 드러나는 만큼 재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 SK와 한화 등 최근 일부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그룹 총수들도 지난해 받은 연봉이 공개된다.
 
삼성가는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등기이사로, 보수 공개 대상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은 등기이사가 아닌 탓에 공개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건희 회장은 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제외한 일체의 연봉을 받지 않고 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 한라그룹, GS그룹, 금호석유화학 등 일부 기업들이 사내이사들의 개별 보수를 공개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 기업들은 사업보고서 제출 시점을 미룬 상황. 12월 결산법인일 경우, 제출 기한 마지막 날이 3월31일인 만큼, 삼성전자 등을 비롯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들의 공개도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일 경우 보수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등기임원 전체의 보수 총액과 평균 액수만 공개됐다. 
 
지난 1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이달 말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그룹도 LG디스플레이(034220)만 먼저 연봉을 공개한 데 이어 지주사인 ㈜LG와 LG전자 등 10개 계열사는 31일 등기 임원 연봉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총수가 실형을 확정 받고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SK와 한화(000880)의 계열사들도 31일 사업보고서를 공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까지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등 4개사 등기임원직에 있었기 때문에 올해 연봉 공개 대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이 ㈜한화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연봉은 공개 대상. 한화그룹 계열사들도 31일 일제히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최근 재판 중인 CJ(001040), 효성(004800)도 대다수 계열사가 31일에 사업보고서를 공시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CJ E&M(130960), CJ CGV(079160), CJ(001040) 오쇼핑 등 3개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다만 이 회장은 임기가 남은 지주사 CJ(001040)를 비롯해 CJ제일제당(097950), CJ대한통운(000120)·GLS(통합), CJ(001040)시스템즈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은 계속 맡는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효성은 아직 1심조차 결론 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책임경영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같은 날 한꺼번에 기업들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재벌그룹들이 총수 일가 등 일부 임원의 고백 연봉에 대한 관심을 분산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4일과 21일 1·2차 슈퍼 주총데이를 개최함으로써 관심을 분산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 등 등기임원 4명에게 지난해 총 339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혀, 단순 계산상으로 평균 84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누가 얼마나 더 받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IT모바일 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등기이사 연봉 공개 대상 기업은 주권상장법인, 증권 공모실적이 있는 기업, 외부감사대상 법인으로 증권 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기업을 포함해 총 2050여곳에 이른다.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 연봉 공개 대상은 536명에 달한다. 공개 대상 보수는 급여·상여·퇴직금·퇴직위로금 등이다.
  
◇삼성전자 제45기 정기 주주총회(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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