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수난시대..금융위기 이후 벌금만 '1000억불'
막대한 벌금에도 6대 은행 순이익 증가
입력 : 2014-03-26 14:19:41 수정 : 2014-03-26 14:27:09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으로 월가 은행들이 미국 정부에 낸 벌금이 1000억달러(10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일부 대형 은행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월가 은행의 수난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25일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크레딧스위스와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8억8500만달러의 벌금에 합의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월가 은행에 부과된 벌금은 모두 99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155억달러는 월가의 비 미국계 은행이 낸 벌금이다. 한번에 가장 많은 벌금을 낸 곳은 JP모건으로 지난해 미 법무부와 부실모기지 판매와 관련해 130억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지난 2012년 미 의회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월가 은행과 임원진들에 금융위기의 책임을 묻는 데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후 월가 은행에 대한 벌금은 급증했다. 지난 한해 동안에는 전체 벌금의 절반 이상인 52억달러가 부과됐다.
 
◇금융위기 이후 상위 4개 월가 은행의 벌금 규모(자료=파이낸셜타임즈 인터넷판)
 
하지만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6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모두 760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2006년에 비해 불과 60억달러 모자랐다.
 
아나트 아드마티 스탠포드대 교수는 "벌금은 일종의 '사업상 비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막대한 벌금으로도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으며 월가 은행들의 행동도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일부 은행들은 규모가 너무 커 미국 경제에 부적정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에서 벌금을 부과하기가 어렵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홀더 장관의 이같은 발언 이후 미 의회는 계속해서 은행권 조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과 공화당의 톰 코번 의원은 지난 1월 은행들의 벌금 합의에 대한 세부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의 임금인상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JP모건은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로 200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냈지만 다이먼 회장의 연봉은 전년대비 70% 증가했다.
 
워런 의원은 "현재의 감독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힘들다"며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은행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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