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대기업이 설립한 사회적기업의 긍정적 평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사회적기업 운영에 대한 대기업의 성과에 대한 재평가는 물론 이면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은
포스코(005490)가 설립한 송도에스이를 방문했다. 대기업의 사회적기업 설립을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것으로 보고 격려한다는 것인데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고용부는 "송도에스이가 대기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하는 사례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대기업이 설립한 사회적기업의 성과가 좋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사회적기업 진출이 '착한 의도'인 것만은 아니어서 정 차관의 방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2014년 3월 기준 대기업 설립 사회적기업 현황(자료=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3월 기준 인증 사회적기업은 1052곳. 이중 대기업이 직접 설립한 사회적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3개, 삼성 2개, SK 1개로 총 9곳이다. 출자금, 토지 등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으로 간접 설립한 곳까지 합치면 16곳이다.
그러나 대기업 설립 사회적기업 9곳 중 지난해 경영공시를 낸 곳은 송도에스이, 포스플레이트, 행복한학교 등 세 곳에 불과하다. 30%만이 투명하게 경영 성과 등을 공개하고 있는 것. 현행법상 사회적기업의 경영공시는 기업 자율이기 때문이다.
공개한 세 기업마저도 성과가 정부 부처로부터 칭찬받을 만큼 좋은 편이 아니다.
제출된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3개 기업이 고용한 유급근로자는 총 353명. 가중평균한 주당 근로시간은 38시간이고 임금은 208만6000원이다.
송도에스이의 청소용역 근로자는 주당 37시간 일해 월 143만9000원, 방과후학교 위탁교육을 제공하는 행복한학교재단 근로자는 주 30시간 근로 기준 월급 126만9000원을 받았다. 철물가공작업 등을 하는 포스플레이트 근로자의 임금이 주당 40시간 기준 월 266만3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포스플레이트(1만6644원)가 유일하게 2012년 한국 정규직 근로자 평균 시급(1만6403원)보다 높았지만, 철물가공작업의 노동강도 등을 생각하면 처우가 오히려 나쁜 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송도에스이의 경우 근로자 전원이 정규직이지만 평균 시급은 9723원에 불과했다. 행복한학교재단도 1만575원으로 평균 이하였다.
임금 문제 외에도, 대기업이 설립한 사회적기업의 대표이사나 이사장 등 수장의 자리는 대기업 관련 인사들의 보훈인사나, 홍보성 인사로 채워지는 자리라는 의구심을 지우기도 어렵다.
대기업집단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면서 수장 자리에 기업의 내·외부인사를 파견·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부산·대구행복한학교재단 이사장 자리에는 신헌철 전 SK그룹 부회장이 앉았다.
포스코휴먼스 박세광·이광호 공동이사장의 임기가 끝난 자리에는 지난 17일 강대희 전 포스코켐텍 전무와 장석덕 전 포스코건설 상무가 파견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 5년을 거쳐 광양제철소 24년 근무, 포스코 계열사 승광 상무이사 등을 두루 역임한 현 송재천 광양시의원은 포스플레이트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기존 인사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SK·포스코와 달리 삼성은 희망네트워크와 글로벌투게더음성에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강도상해로 기소받은 한 청소년에 선처를 베풀어 인생을 바꾸도록 도왔다는 미담으로 알려진 정진규 변호사와 한국 사회복지학계의 거두 이영분 교수는 각각 희망네트워크와 글로벌투게더음성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 교수를 위촉하기 위해 삼성은 '삼고초려'를 마다 않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를 두고 훌륭한 인물을 영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회성 홍보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계열사로 두고 관리하는 것이 사실 기업마다 할당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려는 꼼수라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철강, 해운 등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업계에서는 그간 자회사를 설립해 연계하는 등의 방식으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플레이트 등은 기업 설립배경에 "청년실업자, 고령자, 한부모가장, 장애인 등 구직이 어려운 사회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이 사회적기업을 통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하더라도 장려금 등의 중복지원은 받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기업이 사회적기업을 장애인 의무고용 방안으로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혜택은 받지 못한다는 것.
그는 이어 "대기업 설립 사회적기업에 대한 별도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홍보·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되는 바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경영공시 의무화 등의 방안은 검토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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