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정치가와 학자, 미디어 등 목소리가 큰 사람이 '지금부터 오른쪽'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이 오른쪽을 바라본다. '지금부터 글로벌 시대'라고 해서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자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규제 완화에 따라 대형 점포가 난립하자 소규모 상점은 없어졌다. 중산층도 없어졌다. 임기응변식 정책 탓에 많은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잃어버리고 우왕좌왕…."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인생 설계를 생각하는 모임인 일본의 인생전략회의가 쓴 책 '40세, 흔들리지 말아야 할 7가지'에서 소개된 일본의 상황이다.
이 책은 한국보다 20여 년 빠르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40대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 데이터로 조명함으로써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일본의 과거가 우리의 미래라는 점에서다. 옮긴이인 김종태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장이 주제와 관련된 한국의 사정을 소개하면서 이해를 돕고 있는 점도 이 책의 특이한 점이다.
40대는 그 어떤 때보다 어려운 상황 탓에 흔들릴 수 있지만, 흔들리면 곤란해질 수 있다. 책은 ▲일 ▲돈 ▲집 ▲건강 ▲소통 ▲가정 ▲부모와 노후 등 7가지 주제를 67개 다양한 이야기로 나눠 컨설팅을 시도한다.
조언이 유난스럽지도 않다. 이들은 "누군가나 무언가에 의지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과제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소신'과 '자기 정체성'을 더해야 중산층이 붕괴하는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집 면적을 넓히고 외제차를 사고 싶다는 40대에게 '허세를 부리는 가치관'이라고 지적하는 식이다.
'부부 관계는 해야 하나', '옆집과 가깝게 지내야 하는가', '가족회의는 어떻게 하나', '아이들 방은 꼭 필요한가'와 같은 어쩌면 소박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줌으로써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일과 가정을 오가며 당황하는 40대에게 요긴한 조언도 빼곡히 마련했다.
대단한 비밀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은퇴 설계를 한답시고 '이렇게 하면 40대 노후 준비 OK' 식의 자칭 족집게가 아니어서 불편하지 않다. 40대에 들어서기 전에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으로 날아가 일과 돈, 건강 등 7가지 주제를 놓고 생각할 기회를 준다고 보는 게 맞겠다.
다만, 주제들이 지나치게 다양한 탓인지 서너 장을 넘기면 한 가지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점은 독자 입장에서 상당히 아쉬울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일하느라 바쁜 40대 직장인을 배려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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