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1년) ②'우향우' 항로수정
'10년 좌파'서 '실용보수'로 궤도 변경
2009-02-23 11:36:38 2009-02-23 11:36:38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호(號)의 새 선장이 되자마자 지난 10년동안 왼쪽으로 향했던 키를 오른쪽으로 틀었다.
 
2007년말 대선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한민국의 항로를 우측으로 바꿔달라는 국민의 바람이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간 보수층으로부터 `일방적 퍼주기'란 비판을 받았던 햇볕정책을 폐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북한의 변화와 개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대북유화책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고,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에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당사자인 북한을 비롯해 구여권 지지자 및 `좌파' 세력은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대북정책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지만 대북정책과 관련된 이명박 정부의 우회전은 계속됐다.
 
지난해 한국은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채택과정에서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등 국제사회와 발을 맞춰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권문제와 납북자, 국군포로 등 북한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사안들은 지난 10년간 사실상 불가침의 영역이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복원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미관계 개선에 발을 벗고 나섰고, 지난해 4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1차 한미정상회담 땐 양국간 `전통적 우호관계'를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전통적인 우방과의 관계가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졌던 보수층은 이명박 정부의 발빠른 방향전환에 박수를 보냈다.
 
외교안보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이 같은 경향이 이어졌다.
 
반(反) 헌법적, 자학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좌파 성향 교과서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고, 평준화 정책의 성역과도 같았던 `3불정책(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에 대한 개선 논의도 이뤄졌다.
 
경제 분야에선 감세와 규제혁파, 민영화로 상징되는 `MB 노믹스'가 시도됐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친 `좌파 물빼기'였다. 평등과 분배에서 경쟁과 성장을 강조하는 시장주의로 무게가 옮겨진 것이었다.
 
지난 10년간 좌회전에만 익숙했던 국민에겐 생경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우리 사회 이념성향의 중심축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대통령 취임 한달여만에 실시된 `4.9 총선'에서도 확인됐다.
 
총선 결과 범보수 진영은 한나라당 153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보수성향 무소속 19석을 합해 무려 204석을 확보했다.
 
반면 범개혁 세력은 통합민주당 81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개혁성향 무소속 6석을 합쳐도 95석에 불과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뉴라이트 운동을 펼치던 정치 초년생 신지호 자유주의연대대표가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불리던 거물 정치인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꺾고 당선된 것은 우파의 부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지난 10년간 국회에서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냈던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 오영식 의원 등 민주당의 386 운동권 대표 주자들이 낙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정 주도세력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참여정부 5년을 국정의 핵심축 역할을 하던 운동권 출신의 `386세대'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테크노크라트 성격의 `475세대'(50년대 출생해 70년대 대학을 다닌 40대 후반 이후)에 자리를 내줬다.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주축을 이뤘던 좌파가 이 같은 사회변화에 반발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좌파의 반발은 결국 보혁갈등으로 연결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과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 등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형 사건들은 모두 보수대 개혁 구도를 통해 갈등이 증폭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보수층 일각에서도 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면서 `좌파세력'에 비교적 유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보수층 일각이 갖고 있는 불만의 골자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우파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 전반이 우경화 됐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과거 정권에서 왼쪽으로 치우쳤던 사회의 중심축이 오른쪽으로 한클릭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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