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중국 경제가 2년 연속 7.7% 성장을 기록했다. 뚜렷한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 정부의 목표치 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연초에 우려하던 경착륙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도 올해 중국 경제는 둔화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 성장 둔화에도 부양책 대신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더 힘쓰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중국 경제가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는 만큼 성장과 개혁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도 이어진다.
◇中, 4분기 GDP 7.7%..연간 성장률 7.7%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 7.6%는 상회했지만 전분기 성장률 7.8%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 GDP 성장률 추이(자료=중국 국가통계국·뉴스토마토)
이로써 중국의 지난해 전체 경제 성장률은 7.7%로 집계됐다.
연간 경제 성장률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7.5%는 웃돌았지만 지난 199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함께 발표된 12월의 소매판매는 13.6% 늘어나며 예상치와 부합했고 같은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해 사전 전망치 9.8% 증가를 하회했다.
이 밖에 1~12월 도시고정자산투자는 19.6% 늘어나 예상치 19.8%와 직전월의 19.9% 증가를 모두 하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경제 대내외 어려운 상황들을 많이 겪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완만한 성장 모멘텀을 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투자·수출 부진이 원인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국 경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만큼 낮은 성장률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달 기업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과 함께 중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률 하한선은 7%대"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투자와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GDP 부진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투자와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던 구조를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해 지속가능한 경기 확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0년간 지방 정부는 자금을 차입해 인프라 건설 등의 투자를 통해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밖에 1~12월 도시고정자산투자는 19.6% 늘어나 예상치 19.8%와 직전월의 19.9% 증가를 모두 하회했고 지난달 수출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에 그치며 전문가 예상치 5%를 밑돈 것은 물론 전달의 12.7%를 크게 하회했다.
바클레이즈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지난달 국가통계국과 HSBC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와 수출이 둔화됐기 때문에 올해도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GDP에서 투자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향후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이 없다면 성장률이 지금보다 둔화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는 시각이다.
빅터 슈벳 맥코리 이사는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 2014년에 중국이 해결해야 하는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 더 떨어진다"..성장 둔화 지속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년째 8%를 밑돈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 경제 모멘텀이 작년 4분기의 하향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중국 정부가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똑같은 7.5%로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팅루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는 7.6%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선진국 경기회복세에 대한 중국경제의 영향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중국 경제에도 모멘텀이 되기 때문.
루이스 쿠이즈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된다면 중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지난 14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3.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의 경제 확장에 힘입어 신흥국 성장세도 개선될 것이고 올해 중국 경제가 7.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오는 3월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에서 2014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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