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中경제, 성장 모멘텀 악화 현실로?
2014-01-17 15:57:58 2014-01-17 17:20:37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경제 성장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개혁 조치에 나서면서 중국 경제가 산업 구조 전환의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확보하기 위해 과잉 투자 및 부채 축소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는 '양적'보다는 실속 있는 '질적' 성장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둔화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올해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하향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中, 성장 둔화 불가피.."작년 GDP는 7.6% 증가 예상"
 
오는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4분기 GDP 성장률은 7.6%다. 이는 3분기의 7.8%를 하회하는 것이다.
 
특히, 함께 발표되는 중국의 2013년 전체 GDP 성장률은 7.6%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7.6%를 기록, 지난 1999년 이후 최악의 결과를 보일 것으로 지난달 예측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사회과학원이 현지 경제학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가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7.3~7.7%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2년에 중국 경제가 7.7%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볼 수 없다.
 
샤오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위원장은 "중국 경제의 하강 압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GDP 성장률 추이(자료=중국 국가통계국·뉴스토마토)
 
◇中정부, '양 보다는 질적 성장'..투자 거품 걷어낸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 주요 배경으로는 단연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꾸려는 정부 노력을 꼽을 수 있다. 시진핑 정부는 10%대의 고속 성장을 뒤로 하고 안정·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해 과잉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 수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체 고정자산 투자도 1년 전에 비해 19.8% 증가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역시 지난해 1~11월 증가율 19.9%에서 후퇴하는 것으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저조한 연간 성장세다.
 
주하이빈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중국 내 소비가 늘어나고 수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투자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도 "사실 중국 경기의 펀더멘털이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며 수출도 제조업을 촉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앙 정부가 지출을 축소하고 지방 정부의 인프라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철도 산업에 대한 지출 규모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라디오 매체 차이나내셔널라디오는 정부가 올해 철도 고정자산 투자규모를 6300억위안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츠푸린 중국 개혁발전연구원 원장은 "투자 주도형 경제 성장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며 "투자와 소비의 균형을 맞추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림자 금융을 잡기 위한 중국 금융당국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도 투자 증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줄어들고 있는 중국 시중 통화량 역시 중국 경제가 점진적인 디레버리징 과정에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12월 광의통화(M2)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전월의 14.2%와 사전 전망치 13.8%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한 같은달 사회융자총액은 1조2300억위안으로 1년 전의 1조6300억위안을 크게 하회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그림자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며 "이는 확실히 중국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전망도 '글쎄'..지방 정부들, 성장률 목표치 하향 예고
 
올 한해도 중국 경제 성장세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100여명의 경제학자들 중 60%는 올해 중국 경제가 7.5%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에 비해서도 둔화된 것이다.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은 평균 7.4%로 더 보수적이다. 특히, 모건스탠리도 7.4%의 2014년 성장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바클레이즈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가 각각 7.3%와 7.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웨이 이코노미스트 역시 올해 7.4% 성장 전망에 동의하며 "성장 동력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리우리강 ANZ은행 이코노미트는 "GDP 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개혁 정책은 지연된다"며 "올 한해도 정부의 개혁 노력은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설정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가 오는 3월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에서 2014년도 성장률 목표를 하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회의에 앞서 최근 각 지방 정부들은 지역 양회를 속속 개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지방 정부들은 잇따라 지역별 성장 목표를 낮춰 잡으며 중국 전체 2014년 공식 성장률 목표 하향을 미리 예고하고 있다.
 
이 중에서 허베이성은 대기오염 등을 변수로 지목하며 올해 지역 경제성장률을 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의 9%에서 낮아진 것이다.
 
장칭웨이 허베이성 성장 역시 "민생 개선, 고용 확대, 질적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성장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지방 정부 중 가장 높은 목표 성장률(14%)을 제시했던 구이저우성 마저도 올해 12.5%로 목표치를 조정했다.
 
실제로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올해 중국 정부의 공식 성장률 목표가 지난해의 7.5%에서 7%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제 성장에 주력하면 구조 개혁은 지연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또 정부 부채 규모를 확대시킨다"며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7%까지 하락하지 않는다면 부채 부담이 높아져 2015년 성장세는 더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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