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는 스타트업을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회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린스타트업 운동을 주도한 스티브 블랭크의 의견이지만, 이 한 줄로 설명하기에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를 발견하기 힘듭니다.
또 스타트업을 색다른 사업 아이템을 가진 신생기업으로만 생각하기에도, 스타트업은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의 여러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제품,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창업 2~3년 미만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을 ‘창업 초기기업’으로 생각하고 지원한다는 것이지만, 기간을 스타트업 정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면 많은 오류를 낳게됩니다.
실제 광고대행이나 SNS홍보 대행 등 기존의 사업모델로 2~3년 동안 열심히 운영자금을 마련한 뒤에,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있습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제품이라는 단서를 달아도 과연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무엇이 다른지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여러 답이 있겠지만 <스타트업성공 7법칙(한성철·김진영 저)>에서는 ‘스타트업은 강력한 문화를 기반으로 파괴적 혁신을 통해 초고속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은 하버드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주장입니다. 기존에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개선된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혁신기업이 스타트업이라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휴일에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인들의 기존 정서를 완전히 뒤집는 서비스 모델이었습니다.
최근 등장한 ‘플라이트카’라는 스타트업 기업은 장기 여행을 떠날 때 자신들의 차를 빌려준다는 발상으로, 기존의 렌터카 회사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의 규칙을 파괴하고 성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의 정의인 ‘초고속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은 미국의 유명한 스타트업 투자기업인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의 주장입니다.
동네에 영어학원을 열고 하나 둘 분점을 늘려가려는 생각을 가진 창업자는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영어교육 솔루션을 만들어 전국민에게 공급해 기존의 영어교육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빠르게 뺏어올 ‘야심’을 가진다면, 훌륭한 스타트업 창업이 되는 것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스타트업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다.(사진=와이컴비네이터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강력한 스타트업 문화를 가진 기업’은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발전과 자신의 성장을 동일시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기업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은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능력과 헌신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능력을 모두 회사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업문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페이스북이 막 성장을 시작할 당시 구글은 너무 거대해져서 자신들이 회사의 부속품이라는 생각을 하는 엘리트 직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들 상당수는 회사를 성장시킬 보람이 있고, 그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들의 열정을 바쳤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들에게 회사의 성장과 발맞춰 엄청난 복지를 제공하고, 수평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게 했습니다.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직원들의 능력을 모두 페이스북의 성장에만 쏟아 부을 수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이처럼 파괴적인 발상으로 ‘새판’을 만들어 빠르게 성장하려는 목표를 가진 기업, 스스로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함께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룹이야 말로 ‘스타트업’이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면서, 많은 회사들이 ‘스타트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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