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회장선임 3년전 진통 재연조짐
2009-02-17 21:02:00 2009-02-17 21:02:00
6만5000여 무역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무역협회의 새 수장 선임과정에 난기류가 보이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이 정부의 입김에 따른 비업계출신 회장 선임에 맞서 총회장 경선일보직전까지 갔던 3년전 총회때의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17일 무역업계 등에 따르면 통상 무협은 회장단이 후보자 한명을 합의추대하고 이 후보자를 총회에서 추인하는 형식으로 새 회장을 선임해왔다. 하지만 18일 열릴 예정이던 새 회장 후보 추대를 위한 임시 회장단 회의를 목전에 둔 지난주말에 이사회 멤버인 한 기업인이 비업계 출신 인사의 회장진출에 반기를 들었다.

입장이 난처해진 회장단은 뚜렷한 이유없이 회의 하루전인 17일 갑자기 회의를 20일로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18일 회장단 회의에 이어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회장단이 후보추대 시점을 늦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협은 지난 1946년 창립 이래 무역업계 대표단체역할도 했지만 무역진흥을 꾀한 정부의 민간파트너 역할도 수행해왔다. 이때문에 적잖은 정책자금이 무협에 투입돼 현재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빌딩과 코엑스 등 엄청난 자산을 가진 경제단체로 성장했다.

이때문인지 무협회장은 오랜세월동안 정치인이나 정부측인사가 역임했고 재계 출신 회장은 1991년 21대 회장으로 박용학 대농그룹 회장이 처음 선임됐다. 이어 구평회 E1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엔터프라이즈 회장 등 민간인 수장이 나왔으나 2006년에 다시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이희범 현 회장이 맡았다.

당시 이 회장이 추대되는 과정에서도 관료출신 회장선임에 반발하는 내부 진통이 있었다.

일부 회원사들이 비업계·관료출신 회장으로의 회귀에 반발해 ‘한국무역인포럼’이란 기구를 만들어 김모씨를 회장후보로 추대하며 경선을 추진했다. 양측은 위임장 모집경쟁까지 벌여 협회창립이래 처음으로 총회에서 표대결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무역인포럼측이 수적열세를 인정하고 총회전날 기권해 경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3년 전 벌어졌던 비업계출신 회장 선출에 대한 무역업계 내부의 반발이 이번에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화된 지가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회장선임에 정부쪽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기업인의 특성상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현재는 없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선출 처럼 정부가 자율원칙에 공감해주면 여러명이 나설 것”이라고 꼽집었다.

새 회장후보로는 사공일 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유력한 상황인 가운데 협회 부회장이면서 현정권과도 연이 있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본인의 표면적 의사와는 상관없이 후보군에 여전히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안팎에서는 자유발언형식으로 진행될 18일 이사회에서 어떤식으로든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회장선임이 후보간 표대결까지는 않더라도 24일 총회당일까지 진통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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