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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테이퍼링 직후 달러화 강세..엔저 리스크 심화
통상임금·TPP 이슈는 "좀 더 지켜봐야.."
2013-12-21 13:00:00 2013-12-21 13:00:00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자동차주들이 잇단 악재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005380)(1.81%)와 현대모비스(012330)(0.36%), 기아차(000270)(2.24%) 3인방은 일제히 반등했다. 그러나 주간 단위로는 현대차가 3.02% 하락했고 현대모비스는 2.93%, 기아차는 1.44%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각각 8~10%대의 더 큰 낙폭을 기록해 최근의 부진한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한주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코스피지수가 1.04% 반등했기 때문에 자동차주의 이같은 역주행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테이퍼링 시작에 달러화 강세..엔저 리스크 심화
 
최근 자동차주들의 흐름에 제동을 건 악재는 크게 세 가지로, 엔화 약세와 통상임금 확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불확실성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시의성이 높은 재료는 심화되고 있는 엔저 리스크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월 100억달러의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한 것이 곧이어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엔·달러 환율은 재차 104엔대에 진입하며 국내 증시에 환율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 이슈를 둘러싸고 시장의 해석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증권가는 대체로 엔저 여파보다는 내년도 신차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5년만에 나타날 신차 사이클과 공장 증설 효과가 환율 여파를 누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최근 환율과 통상임금 관련 이슈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터키와 중국 3공장 증설 및 중국 상용차 공장 신설에 따라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고, 신형 제네시스와 LF소나타 출시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현 주가 수준은 이미 신차 효과가 반영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내수 시장은 수입차 점유율이 늘고 있고,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2014년 어닝 증가율이 기대치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 반전 속에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올라섰지만 월말 수출 네고물량 유입 등으로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반대로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유지에 따라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유효한 만큼 국내 수출업체들의 대일본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 의견의 교집합은 자동차주의 현 주가수준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자동차주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경기민감주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36배, 기아차는 4.36배로 저평가 매력이 존재해 저가 매수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임금·TPP 이슈는 "좀 더 지켜봐야.."
 
더불어 통상임금 확대와 TPP 관련 이슈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불확실성 요인이다.
 
지난 18일 대법원에서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결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퇴직급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중혁 연구원은 "지난해 연간 기준 인건비는 매출 대비 8.8% 수준이었으나 앞으로 9%를 넘어설 것"이라면서도 "과거 급여에 대한 소급 지급은 노사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안이 개별 기업의 이슈가 아니고 전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노사정 협의를 거친후 입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단은 과도하게 우려하기보다 당분간 불확실성 요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즉 TPP도 자동차주에 대한 또 하나의 악재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참여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가 TPP에 참여하면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 자동차에 부과되던 8%의 관세가 폐지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정부가 관계국들의 눈치를 보다 협상 참여 시기를 놓친데다 기존의 협상 참여 12개국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연내 타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의 TPP 협상 참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도출된 결론이 없어 자동차 업체들에겐 모호한 재료로 남아있다.
 
이에 따라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주의 4분기 실적 전망치도 재차 하향 조정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저평가 매력이 있더라도 당분간은 엔화 약세의 진행 속도를 고려하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종이 올해 연간으로는 주가 성적이 좋았던 만큼 연말에는 윈도드레싱 효과로 재반등할 여지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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