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만든 합성사진 (사진=MBC·XTM 방송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극우적 정치색을 띠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로 만든 사진이 지상파와 케이블을 막론하고 계속해서 사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사에서 근무 중인 일베 회원의 악의적인 행동 때문인지, 제작진의 실수였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방송시스템의 허점이 노출된 것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지난 18일 MBC '기분 좋은 날'에서는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한 유명 화가 밥 로스의 사연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을 합성한 얼굴이 방송에 개재됐다.
이와 관련해 MBC는 "합성된 사진이라고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사과했다.
'기분 좋은 날'의 사고가 난 방송은 외주 제작사인 '트럼프 미디어'가 제작한 방송으로 제작진은 "자료화면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13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케이블채널 XTM '남자공감랭크쇼M16 - 잊고 싶은 흑역사 스타 굴욕'에서 일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와 방송인 클라라를 합성한 사진을 방송에 내보냈다.
이 사진의 배경에는 일간베스트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로 만든 일명 '노알라' 이미지가 삽입돼 있었다.
SBS 역시 지난 8월 '8시 뉴스'에서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미지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SBS는 긴급히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2개월 뒤 연세대 마크를 일베 약자로 합성한 사진을 '스포츠뉴스'에 내보냈다.
잇달은 방송사의 실수에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은 단단히 경고했다.
노무현 재단은 18일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MBC에서 있어서는 안 될 방송사고가 벌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제작진 차원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공영방송에 걸맞는 조치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객관성(제14조), 명예훼손 금지(제20조), 품위유지(제27조)와 '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제5조 위반으로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잇따른 방송사고에 이제는 실수가 아닌 고의성 여부에 대한 의혹이 눈초리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SBS '8시뉴스'에서 발생한 노 전 대통령 비하사진 방송사고 전 일간베스트 회원들이 방송사고를 가장해 합성사진을 내보낼 것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울러 MBC에서 사용한 밥 로스의 사진은 사진의 크기가 작지 않다는 것과 유명화가의 얼굴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심쩍은 구석이 적지 않다.
고인이 된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이 방송에 그대로 방영되는 것은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또 다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다는 건 방송사의 수준을 낮추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방송사 자체적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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