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과 하원이 경기부양안에 대한 합의를 이룬 가운데 하원이 13일(현지시간) 7890만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표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의원들이 경기부양안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해 당초 12일로 예정된 일정을 연기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원이 이날 표결을 거쳐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킬 경우 부양안은 다시 상원 의결을 거쳐 백악관으로 이송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6일 휴일인 ‘대통령의 날’까지 경기부양안에 서명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여러 차례 밝히며 의회를 압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상원과 하원은 경기부양법안 단일안에 합의하면서 ‘바이 아메리카’ 조항에도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스콧 폴 미 제조업연합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기부양안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카’ 조항은 경기부양금으로 실시되는 공공건설 공사에 철강 제품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만을 사용토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져 무역분쟁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는 민감한 사항이다.
이날 상·하원이 합의한 바이 아메리카 조항은 이미 상원에서 통과됐던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확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폴 사무총장은 합의안에는 미국 정부가 기존의 국제 통상 조약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바이 아메리카 조항을 이행토록 하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의원 보좌관들로부터 구체적 조항의 내용을 전해 받았다면서 “국제 통상 의무를 준수하는 강력한 바이 아메리카 조항으로 경제회생 법안이 미국의 제조업 부문에 확실하게 혜택을 주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상원은 경기부양법안에 의한 자금이 투입되는 모든 공공공사에서 미국산 제품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바이아메리카 내용을 포함시켰다. 다만 상원은 국제적 합의에 따라 미국 내 규제에 부응하는 범위에서 이를 적용한다는 단서를 추가했다.
반면 하원은 이 같은 단서 조항을 두지 않은 채 이 조항을 통과시킨 바 있어 이후 상·하원은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절충을 벌이면서 바이 아메리카 조항에 대한 단일안 마련을 위한 협의도 함께 벌여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수년 동안 유지돼온 바이아메리카 규정을 존중하면서도 경제난이 가중되는 시기에 무역 상대국들과 불필요한 무역 분쟁을 일으키지 않게 제한하는 수준에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에 따른 바이아메리카 조항을 상·하원이 최종 의결할 경우 미국과 통상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캐나다와 유럽연합, 일본 및 다른 일부 국가는 경기부양 재원에 의해 실시되는 미국 내 공공건설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는 대규모 부양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돼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물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본까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운영하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데일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을 서명하기 이전에 ‘자국산 제품 의무 구매’가 미국에 ‘큰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중시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본도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을 통해 “바이아메리카 조항이 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세계가 보호무역주의를 떨쳐내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바이아메리카 조항이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자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