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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3분기 더딘 '회복'..4분기도 '흐림'
롯데케미칼만 시장 기대치 부합..석화업계, 4분기 계절적 비수기로 부진 예상
2013-11-04 18:31:48 2013-11-04 18:35:39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업계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늘이 좀처럼 걷히질 않고 있다.
 
지난 3분기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당초 시장의 예상을 깨고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는 부진을 보였다. 롯데케미칼(011170)만 유일하게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이마저도 전 분기 워낙 부진했던 탓에 기저효과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업계 내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LG화학(051910)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5163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급감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를 500억원가량 하회하는 수준으로 영업이익의 75%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부문의 부진이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서 폴리에틸렌(PE)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부타디엔(BD)과 합성고무의 가격하락으로 수익성을 갉아 먹었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011780)화학은 15억원의 적자를 기록,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합성고무가 수요부진 지속으로 톤당 가격이 지난 2분기(2200달러) 대비 무려 18.1%나 빠지는 등 주력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유일하게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717억원으로, 직전 분기였던 2분기 대비 146.8%나 개선됐다.
 
원재료인 나프타 투입가격의 하락과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PE·PP),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방향족(BTX)과 스타이렌모노머(SM) 등 제품 전반의 수요 개선이 실적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영업이익이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업황 부진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남 여수의 석유화학단지(사진=뉴스토마토 DB)
 
4분기 실적 역시 '흐림'이 예상된다. 수요 회복과 직결된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탓이다. 또한 이 기간은 통상 석유화학업계의 비수기로 통하는 만큼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전망이다.
 
LG화학은 올 4분기 4500억원대 내외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주력인 석유화학과 실적의 기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정보전자 사업부문이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폴리에틸렌의 경우, 7월부터 9월까지 수요가 급증하다가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비수기로 접어드는 특성을 지녔다.
 
권승혁 LG화학 NCC·PO 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중국시장의 폴리에틸렌 수요가 지난해 50만톤에서 올해 180만톤으로 증가하는 등 수요 정상화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11월부터는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13.2% 감소한 4483억원, KB투자증권은 이보다 낮은 4309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재고 감소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최근 PE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연말로 갈수록 약세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케미칼도 4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권에서 비켜나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의 안정과 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보수에 따른 공급량 감소로 롯데케미칼의 주력제품인 PE와 PP 등의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교보증권과 NH농협증권은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지난해 4분기(231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각각 1256억원, 1556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4분기 383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타디엔의 원가 상승에 따른 합성고무 판매가격 상승과 재고평가손실 소멸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된다"면서 "고무사업부 영업이익은 247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3분의 1이 지났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회복 등 긍정적 시그널은 전혀 포착되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해 실적이 사실상 내부적인 목표였는데, 현 상황대로라면 이마저 달성하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다음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92억원일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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