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불완전판매 판단, '재투자' 여부 관건
동양 피해자 60%는 재투자 경험
2013-10-25 17:09:11 2013-10-25 17:12:37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A씨는 중증 장애를 가진 딸의 치료를 위해 캐나다로 이민을 간 뒤 17년간 수차례 수술을 시켰다. 하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자 A씨는 차라리 딸을 위해 목돈을 남겨주기로 마음먹었다. 투자처를 찾던 A씨는 때마침 알게 된 동양증권 직원 B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그의 권유대로 동양 계열사 기업어음과 회사채에 돈을 맡겼다.
 
B씨는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달 중순에도 동양증권 사장이 책임지고 확인한 사실이라며 신용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고 향후 공시될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지난 2월 김 모 씨의 아내는 이사를 하려고 모아둔 돈 1억 5000만원을 동양증권의 자산관리계좌에 넣어뒀다. 그런데 느닷없이 집으로 동양증권에서 우편물이 왔다. 당연히 증권 계좌 서류인 줄 알고 사인을 해서 보냈는데, 알고 보니 동양 계열사 기업어음 CP에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금감원이 동양사태 피해투자자들의 민원 접수 건 가운데 불완전판매를 가려내는 한가지 방법으로 최초 투자자와 재투자자를 분류하기로 했다.
 
재투자자는 이미 기존에 높은 수익률의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어, 높은 수익률의 상품에는 그만한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따라 재투자 여부는 불완전판매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그룹 계열사 CP 등에 대한 분쟁조정심의에 앞서 분쟁조정반과 특별검사반 소속 70여명의 검사인력을 동원해 관련 자료와 녹취파일을 분석하고 나이, 직업, 부양 가족 수, 투자 이력 등을 분류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23일 기준 동양그룹 투자 피해와 관련해 불완전판매신고센터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1만7044건에 이른다.
 
특히 같은 상품에 재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 요건 불충족으로 피해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사태 이후 수많은 피해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신고센터에 접수를 했는데, 이들 모두가 불완전판매로 상품에 투자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그렇다고 민원을 접수한 모든 투자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줄 수도 없어 나이, 재투자여부 등을 분류해 점수를 매겨 분쟁조정위를 거쳐 불완전판매 책임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동양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CP 및 회사채 개인투자자는 총 4만1126명으로, 이 중 58%가 두 번 이상 투자했다. 10명 중 6명은 이미 연 7~8%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번에 다시 고금리를 노리다 낭패를 본 셈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회사 상품에 두 번 이상 투자했다는 것은 이미 위험도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한 고객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번 동양사태 불완전판매를 가려내는 작업은 증권 뿐 아니라 보험이나 카드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양증권을 상대로 불완전판매로 소송이 이어질 경우 관건은 피해자가 상품의 위험성을 미리 인식했는지 여부"라며 "즉 투자자의 금융지식 정도에 따라 증권사 직원의 설명이 충분했는지 혹은 불충분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1년 LIG건설이 회생절차 신청 직전 2150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한 이후 피해자들은 불완전판매라며 잇따라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원고가 20여년의 검사 재직기간을 포함한 30여년의 법조경력과 투자성향 등을 고려하면 증권사 직원의 설명이 불충분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한결한 바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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