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6일 인사청문회에서 방점을 찍은 정책들은 내수부양과 일자리, 구조조정, 성장잠재력 확충 등 4대 방안으로 요약된다.
윤 내정자는 한국 경제에 대한 성장률 전망이 급전직하하는 상황에서 내수를 살려 경기 하강을 최소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잠재력을 키워 미래에도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추경 예산의 조기 편성을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함에 따라 추경 편성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취임후 성장목표 바로 수정"
윤 내정자는 성장률에 대해서는 장관 취임 후 수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당초 3%로 전망한 것이 지금으로서는 유효성이 없다며 "수정 필요성을 절감하며 언제 어떤 수치로 할 것인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4%로 제시했지만 정부는 각종 경기 부양책을 감안해 성장 목표를 1% 안팎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책방향은 강만수 장관이 이끈 1기 경제팀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 내정자는 "세부 방법과 수단은 (1기 경제팀과)다를 수 있다"며 '전술적'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경제팀의 팀워크를 강조하면서도 부총리제 부활에 대해선 묘한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경제정책 수립에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며 "이름이 부총리가 돼야하든지 간에 누군가 조정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부처간 팀워크 강화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열풍에 대해서는 "정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면서 소통을 활성화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 재정 확대.."추경 실무검토"
그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재정 확대의 목표는 내수 부양이다. 대외적 요인에 좌우되는 수출 쪽에는 정책적 한계가 있지만 내수의 경우 재정의 볼륨을 키울 경우 가라앉은 소비를 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추경 예산의 조기편성론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규모나 시기 등은 면밀히 검토해 내놓을테니 (국회에서) 적극 도와달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추경 편성을 위한 실무작업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부양과 일자리 유지.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을 포함한 각종 위기극복 대책의 수요 등을 감안할 때 10조원이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둬 내수를 진작하고 이를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민간기업의 일자리 나누기 노력에 대해서는 세제.재정상의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내수 부양의 세부 방법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검토중인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에 각종 세제 혜택 등의 몇가지 정책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내정자는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로 대외 변수가 너무 높은 만큼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며 "우선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부동산 규제완화 빨리 결론"
윤 내정자는 부동산시장에 대해 "지금은 거래가 실종돼 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 되고 있어 문제"라며 "시장은 형성하되 투기 수요는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해 건설업 일자리 창출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등 부대 효과도 기대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기존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부와 한나라당은 부동산 규제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지방 미분양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발표 시기를 조율중이다.
그는 이런 정책 방향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당에서, 국회에서 컨센서스가 이뤄지면 좋겠다. 취임하면 검토해서 빨리 결론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투기지역 조정 등을 통해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것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LTV와 DTI의 폐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 "잡셰어링 세제지원 확대"
윤 내정자의 최대 관심 분야는 일자리와 사회 안전망이다.
그는 고용 유지는 공기업과 민간 부문에서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적극 활용하고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해 청년 인턴제 활성화 및 사회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복안이다.
그는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세제 지원을 확대하며 청년 고용 가능성 확대를 위해 인턴제 활성화와 인력공급이 실물 수요에 맞게 하겠다"면서 "신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즉 잡셰어링의 경우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해 민간 기업으로 확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윤 내정자는 일자리 나누기 노사협력 사업장에 대한 세제와 재정, 각종 경영.금융지원상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청년 실업 대책은 청년 인턴제 확대가 유력해 보인다.
그는 특히 2년에서 4년으로 완화를 추진 중인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에 대해 "비정규직의 보호가 아니라 그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되고 있는 만큼 경제위기를 맞아 그 기간을 없애는 것이 옳다"며 아예 제한을 없앨 것을 주장해 주목된다.
그는 신빈곤층 대책에 대해서는 "신빈곤층은 복지 대책의 사각지대라서 관련 재정 지출을 늘릴 것"이라면서 "복지 전달체계 개선이 중요하며 지원이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 "선제적 구조조정 위한 법 개정 검토"
윤 내정자는 기업과 금융 부문에 대한 적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채권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시 구조조정을 추진해 금융기관 자본이 충분히 실물로 흘러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신용경색을 풀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조조정의 주체는 기업이나 채권은행이 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나아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면서 선제적 대응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선제적 예방조치에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제도적 법적 장치가 없어 선제적 대응이 불가능하다면 그 제도는 고쳐야 한다. 은행도 부실은행으로 판정나기 전에는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법적 제도적 장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는 만큼 패키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의 불합리성에도 공감하면서도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한 공적자금 투입의 필요성도 인정했다.
구조조정의 산업별 접근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그는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구조조정에서 산업별 접근은 관계 산업 담당 부처와 협의가 있어야 하고 그런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본시장을 활용한 구조조정 방식도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 매각 및 인수합병 등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조정펀드 조성이 꼽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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