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국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됨과 동시에 중국으로의 수출 접근성도 우수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7일 전라북도 새만금에 3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PPS 수지 공장을 짓기로 한 배경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시장을 비롯해 중국의 화력발전소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도레이가 오는 2015년 하반기 상업시작을 계획하는 PPS 수지(Poly Phenylene Sulfide·폴리페닐렌 설파이드)는 내열성, 기계적 강도, 난연성 등이 뛰어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가볍지만 형태 가공성이 우수해 최근 자동차 엔진, 모터 주변 및 전장 부품, 전자기기의 커넥터, 소켓 등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도레이가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의 투자 유치를 뿌리치고, 해외 생산 기지를 한국으로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국내 수요의 확대다.
이 회장은 "한국에선 아직 PPS 수지를 만드는 업체들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서 비싼 가격으로 수입한다"면서 "새만금에 일관공장을 건설, 생산에 나서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와 전자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우 향후 화력발전소 건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증가가 기대 된다"면서 "한·중 FTA가 타결되면 중국 시장은 우리의 앞마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오른쪽)이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레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계획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도레이첨단소재 제공)
PPS 컴파운드(화합물) 시장은 지난해 7만톤 규모로, 오는 2020년에는 14만톤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8%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도레이는 지난해 25%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 연간 4000톤 규모로, 2020년에는 2배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도레이 측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와 중국 발전사들의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다만 SK케미칼 역시 지난 1일 일본 화학기업 데이진과 3500억원들 투자, PPS 사업에 뛰어든 만큼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도레이는 1987년부터 PPS 수지 사업을 시작해 유저들이 어떤 특성을 원하고, 어떤 소재를 필요로 하는지 26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면서 "우리 제품은 바로 상업생산으로 연계되는 게 강점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생산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한국은 일본보다 제조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면서 "SK케미칼이 진입하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케미칼 인수에 대해서는 수처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면서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술 유출설을 일축했다.
이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웅진케미칼은 아직 해수담수화 필터 사업을 하기 위한 기술력이 부족하다"면서 "마이크로 필터(MF), 울트라 필터(UF) 등 도레이 첨단기술을 통해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웅진이 그간 챙기지 못했던 기술을 집중 보강하고, 이를 보급하면 한국 기업들이 중동 건설시장에서 수주를 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수처리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레이첨단소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312억원, 1901억원으로, 이 회사는 지난달 말 LG화학과 GS에너지를 제치고 웅진케미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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