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북한이 오는 25일 예정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뒤 연일 대남 비난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최근 남북관계 개선의 배경을 '원칙을 고수하는 대북정책'의 효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을 계기로 화해 분위기를 보였던 남북관계는 또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북한은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사흘째 대남 비난공세를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남관계 파국을 조장하는 반통일적인 원칙론'이라는 글에서 "(남측이)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반통일적인 원칙론에 매달리며 동족대결의 길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역사와 민족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북남관계에서 지키고 고수해야 할 원칙을 논한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이미 북남선언들을 통해 확인하고 내외에 엄숙히 천명한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에 충실하는 것"이라며 "민족자주와 단합의 이념인 우리민족끼리를 외면하고 외세의존과 동족대결을 추구한다면 북남관계는 파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측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물꼬를 튼 것에 대해서도 "그 누구의 압력이나 눈치를 보고 한 것이 결코 아니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민족 공동의 이익’을 우선하는 북한의 ‘원칙적이며 일관한 입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이산상봉 연기를 비판하면서 금강산관광 회담 재개 여부도 기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회담이 10월 2일 열렸다면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겠지만, 북한이 회담을 연기한 상태라 회담은 무산됐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현재 분위기에서 금강산 관광 회담 재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연기된 현재 상황에서 현재로서는ㄴ 화상상봉이나 11월 추가상봉 등과 관련한 북측과의 협의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지난 2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으로 이산상봉 행사 연기를 통보하면서 우리 정부에 책임을 전가한 것에 대해 "반인륜적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맞받아 쳤다.
남북이 돌발악재로 인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산상봉 행사는 당분간 기약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면서 한발짝도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이 상봉행사를 무산시키지 않고 양측의 분위기가 개선될 때까지 연기했다는 점과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산상봉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는 것도 양측에 모두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일정기간 냉각기를 거쳐 대화를 재개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