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임대주택, 신혼부부 '희망의 징검다리' 되다
"차곡차곡 모아서 더 좋은 곳으로 갈 희망을 얻었어요"
LH 올해 신혼부부, 소년소녀가정 등 대상 전세임대주택 2만가구 공급
2013-08-30 15:57:20 2013-08-30 19:07:46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결혼 1년차 주부 권희진(29)씨의 고민은 보금자리 마련이다. 여유 자금 없이 결혼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월셋집에서 신혼살이를 시작했으나 50만원의 월세가 점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특히 얼마 전 태어난 아기를 쾌적한 환경에서 키우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컸다. 
 
그런 권씨에게 한줄기 희망의 소식이 들려왔다. 평소 찾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LH에서 시행하는 전세임대주택 제도에 대해 알게 된 것. 
 
'전세임대 주택 제도'는 LH가 정한 소득·자산 기준에 맞는 세입자가 전셋집을 선택하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고 이를 세입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권씨는 결혼한 지 3년 이내로 아이가 있는 부부에게 1순위 자격을 주는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했고 입주자로 선정됐다. 결국 권씨는 LH의 도움을 받아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전세보증금 7000만원의 주택을 구해 1달 전 이주했다. 전세보증금 350만원, 월 임대료 11만원(기금대출이자 연 2%)을 부담하는 조건이다.
  
◇새내기 주부 권씨가 1달 전 입주한 전세임대주택. 갓 태어난 딸 아이를 위해 친환경 페인트로 직접 꾸몄다.(사진=최봄이 기자)
 
세입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눈물이 날 뻔 했다는 권씨는 "요즘 신혼부부들 아무 것도 없이 시작들 많이 하시잖아요. 우리 부부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달동네 반지하에서도 살아봤어요. 거실 없이 방 한칸 짜리, 그런데 지금은 방도 3개가 있고 주방도 편하게 쓸 수 있는 집을 마련했으니까요."라며 행복한 마음을 나타냈다.
 
◇"월세 아낀 돈으로 내집마련" 주거 징검다리
 
LH 전세임대주택이 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주택 임대비용을 대폭 낮춰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내집마련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키워준 것. 권 씨는 "월세 아낀 돈으로 아이 기저귀값에도 보태고 절약한 생활비는 차곡차곡 모아서 더 좋은 곳으로 가야죠"라고 덧붙였다.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보호대상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등 주거취약 계층은 전세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보호대상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주택 전세임대'와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지난 4월 신청자를 모집했으며 '소년소녀가정 등 전세지원'은 연중 언제나 신청 가능하다.
 
◇전세임대주택 지원대상별 자격요건. (자료=LH)
 
최초 2년 계약으로 최대 4번까지 재계약이 가능하다. 자격 조건을 유지하면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아파트를 비롯해 단독, 다가구, 다세대주택도 지원 받을 수 있다. 전세금 지원한도는 수도권 7500만원, 광역시 5500만원, 기타 지역 4500만원으로 지역에 따라 다르다.
 
LH는 올해부터 전세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대상 지역도 확대했다. 올해 공급 물량은 지난해 1만3290가구에서 6450가구 늘어난 1만9740가구다. 아울러 수도권, 광역시와 인구 20만 이상 도시 62개 지역에서 공급했던 것을 수도권, 광역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 81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한도에 맞는 저렴한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이 제도에 대해 모르고 있는 집주인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권씨는 "공인중개업소 20군데 넘게 돌면서 발품을 많이 팔았다"고 전했다. 집주인의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 LH에 요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담당자가 방문해 집주인에게 직접 제도를 설명하기도 한다.
 
"앞으로 보증금 한도도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고 전세임대주택 같은 저렴한 임대주택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은 제도인만큼 집주인들도 이 제도에 대해 더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권씨는 더 좋을 곳으로 이사할 수 있는 능력이 될 때까지 계속 전세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이를 위해 친환경 페인트로 손수 꾸몄다는 권씨의 신혼집 곳곳에서 보금자리에 대한 애착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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